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이하 전기조합) 제26대 이사장 선거가 5일 앞으로 다가왔다.
전기조합 이사장 선거는 오는 22일 2시부터 여의도 63빌딩에서 치러진다. 기호1번 박봉서, 기호2번 이태호, 기호 3번 문희봉 등 3명의 후보자가 참여한 이번 선거에는 막판까지 안개속에 가려진 채 각 후보들간 막판 표심잡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분위기로는 1차 경선에서 과반 이상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2강 축을 이루고 있는 박봉서와 문희봉 두 후보간의 접전이 예상되고 있다.
선거 초반에만 해도 문희봉 후보가 절대적 우위를 점하는 듯 보였다. 곽기영 현 이사장의 출마 포기로 여당표를 등에 업고 출발했기 때문이다. 강력한 후보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였던 이태호 후보는 곽기영 이사장과의 밀애가 실패로 끝남에 따라 이번 선거에서는 캐스팅보트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상황을 종합해 볼때 1번 박봉서 후보와 3번 문희봉 후보간의 표심은 5대5, 양 측이 팽팽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막판 표심 잡기에 각 후보 캠프는 바쁘게 돌아가고 있는 양상이다. 또한 이번 선거에서 전기조합 역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토론회도 선거전에 백미였다. 전체적인 평가는 다소 아쉬웠다는 지적이 나오기는 했지만 첫 시도였기에 호평도 나왔다. 다만 지역별 토론회는 박봉서 후보가 제안했지만 타 경쟁 후보의 반대로 불발됐다.
다만 지난 15일 치러진 전기조합 이사장 첫 토론회에 대한 여론을 보면 이번 선거표심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역별로 토론회가 치뤄졌다면 선거열기는 더욱 불을 지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어찌됐든 이번 선거에서 각 후보들은 상대 약점을 노리고 집중공략하는 토론회가 만들어졌다.
조합 선거 역사상 처음 실시한 인터넷 생중계에서 선거에 출마한 3명의 후보는 자신들의 공약 발표, 각 후보가 선관위에 제출한 상대 후보 질문에 대한 답변, 주요 현안에 대한 공통 질문에 대해 상세한 답변을 이어갔다.
기호 1번 박봉서 후보자는 실무형 이사장 후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기호 2번 이태호 후보자는 준비된 후보임을 내세웠다. 기호 3번 문희봉 후보자는 성공시대를 위해 '조합 1호 영업사원'을 자청했다.
기호 1번 박봉서(삼성파워텍 대표) 후보는 "조합 이사장은 영업사원처럼 일을 해야 한다"며 "누구보다 회원사 애로사항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자신의 7개 공약을 잘 실천하면 조합 회원사에 많은 혜택과 도움을 줄 수 있다"며 "다수 공급자 계약 마스 제도를 개선하면 된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전기 표준품셈 품목을 대폭 확대해 회원사들의 수주금액 상승효과를 통한 회원사 이익 증대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기호 2번 이태호(디지털파워 대표) 후보는 "현재 정부 정책에 맞는 실현 가능한 공약을 얘기해야 한다"며 "지역 사업조합을 설립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사업조합에서 성능 인증 조달 핵심 제품 조달, 우수 제품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조합이 출자한 제품 개발 연구소를 설립하고 지역 사업조합과 같이 새로운 아이템,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정부 R&D 자금을 지원받아 그 기술을 지역 사업조합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호 3번 문희봉(오성기전 대표) 후보는 "새로운 사업을 창출하여 조합원의 이익에 중점을 두고 조합원을 위한 먹거리를 반드시 창출하여 조합원님들과 함께 성공 시대를 기필코 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MASS 금액을 2억1천만원으로 상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중소기업 장단기 경쟁 품목을 발굴해 조합원사의 참여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토론회을 통해 각 후보들은 자신의 스타일을 정확히 보여줬다. 다소 어색한 장면들도 있었지만 당초 예상과는 달리 성공적인 토론회라는 게 각 후보 진영의 자평이다. 다만 상대 후보간의 질문과 답변에 있어서는 각 후보는 단 한 명의 후보만을 지적해서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들으실 수 있도록 했는데 처음 실시하다 보니 한 후보가 두 명의 후보에게 질문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각 후보들간의 인연은 모두 파주지역을 근거로 사업을 하고 있어 선후배사이다. 50대 초반인 이태호(73년생), 박봉서(69년생) 후보는 젊음과 패기로 이번 선거에서 돌풍을 예상하고 있다. 이들 두 후보들은 이번 토론회에서는 신경전을 보이기는 했지만 사소한 입담거리 밖에 되지 못했다.
기호 1번 박봉서 후보는 기호 2번 이태호 후보가 전기조합 이사장을 맡기에는 회사규모가 작다고 지적했고 이에 대해 기호 2번 이태호 후보는 박봉서 후보가 이사장이 되면 이사장직을 이용해 자신의 회사를 키울 우려가 조합원사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기호 3번 문희봉 후보는 이날 자유지정 토론에서 후보 여론조사에 의한 단일화 문제를 꺼냈지만 나머지 두 후보는 현장 즉답을 피했다.
기호 1번 박봉서 후보는 이번 선거 후보 3명 중 가장 연륜이 오래되고 25대 조합 이사로서 회사 규모가 가장 큰 문희봉 후보에게 25대 집행부가 추진하다 무산된 공제조합 설립건, 비용문제, 조합골프장 운영운제 등을 연이어 물었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깊이 관여하지 않아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른다"고 답변했다.
박 후보는 문 후보에게 또다시 조합부지 관련 질문을 했다. "25대 집행부가 성남 조합 부지를 지식산업센터로 만들기 위해 설계 용역비 2억 가운데 8000만원을 선지출했는데 성남시가 사업을 잠정 보류한 것으로 안다"며 이에 대한 해결책을 물었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집행된 사실은 들었지만 이것을 지금 당장 어떻게 하겠다는 문제는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25대 집행부 이사인 문 후보에게 "가평 골프장을 회원사들이 잘 모르고 있어 주요 임원들 전용 아니냐"고 물었고 이에 대해 문 후보는 "전부 다 나눠서 쏴야죠. 지금 가계약 기간이 5년인데 만기가 되면 그때 연장여부는 다시 생각하는 거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24대 집행부에서 정부 R&D 연구과제 비용 사적 이용과 관련한 법적 소송 과정에서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고발 사건을 언급하며 "박 후보가 26대 이사장으로 뽑힌다면 조합원사의 자산을 잘못 사용한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처리할 계획"이냐고 물었다. 또 "이와 유사한 명예 훼손과 같은 일이 생긴다면 회원사를 고발할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25대 때 선거에 개입을 안 했기 때문에 잘 모른다"며 "조합의 자산이 유용됐다면 당연히 법적조치를 해서 환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기호 1번 박 후보가 기호 3번 문 후보의 이사장 출마에 대해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나온 이상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형사고발 운운했다"며 "같은 조합 회원사로서 기분이 나쁘고 안 좋은 얘기를 했다고 해서 명예 훼손으로 고발한다는 거는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더 중요한 것은 조합 자금 여력이 되는 것인데 조합의 보유자금이 얼마인지 요즘 금리 융자는 얼마를 더 받아야 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분석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