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국내 전체 벤처기업의 수는 증가했으나 수도권 집중 현상은 심해지고 비수도권의 벤처기업은 소멸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성만 의원(무소속·부평갑)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받은 ‘벤처기업 현황’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국내 벤처기업 수는 총 3만 8,454개로 지난해 3만 5,123개 대비 3,331개(9.4%)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 1만 2,067개(31.4%) ▲서울 11,191개(29.1%) ▲부산 1,765개(4.6%) ▲인천 1,779개(4.6%) ▲대전 1,512개(3.9%) 분포해 있다. 반면 세종과 제주, 울산 지역은 각각 196개(0.5%), 256개(0.7%), 457개(1.1%)에 불과해 ‘벤처기업 불모지’로 분류됐다.
수도권 집중 현상은 더 심해졌다. 현재 벤처기업은 경기와 서울 지역에 2만 3,258개(60.5%)가 몰려있다. 벤처기업 10곳 중 6곳은 서울·경기에 있는 것이다. 수도권 심화 현상은 2020년 55.4%, 2021년 57.7%, 2022년 59.6% 대비 점차 증가하고 있다.
비수도권 벤처기업의 수는 점차 줄어들고 있는데 특히 영남 지역은 사태가 심각하다.
부산은 2020년 기준 2,224개에서 올해 1,765개로 459개(21%) 줄었고, 대구와 경북, 경남은 각각 381개(22.8%), 391개(19.4%), 535개(27.6%) 감소했다. 3년 사이 영남지역에서 1,850여개의 벤처기업이 사라진 것이다.
업종별 벤처기업은 제조업이 2만 2,468개(58.4%)로 가장 많았고, 정보처리 소프트웨어 업종(IT) 8,326개(21.7%), R&D 1,451개(3.8%), 도소매업 1,431개(3.7%), 건설운수업 822(2.1%) 등이 뒤를 이었다.
벤처기업 1곳당 연평균 매출액은 ▲2020년 58.4억원, ▲2021년 83.8억원 ▲2022년 85.3억원으로 증가했으며, 평균 근로자 수도 ▲2020년 18.7명 ▲2021년 20.7명 ▲2022년 22.1명으로 늘었다.
이처럼 국내 벤처기업의 전체적인 성장세는 조금씩 살아나고 있으나, 중기부와 정부는 지방 벤처기업 육성과 성장을 위한 대안을 전혀 내놓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지방 벤처기업 감소 및 양극화는 점점 심해질 전망이다.
이성만 의원은 “코로나 위기를 겪으면서 위축됐던 벤처기업이 최근 경제 위기 상황에 다시 움츠러들고 있다”며 “더구나 서울과 경기를 제외한 비수도권 벤처기업은 거의 소멸 상태로 정부는 비수도권 벤처기업의 활성화를 위한 특단의 조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