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시장이 미국, 중국 등 경쟁국가들의 강력한 투자여파로 위기를 봉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런 이유는 우리나라가 석유정제 수출 비중이 5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에너지경제연구원, 대한석유협회는 17일 에너지 전환시대에 석유산업이 나아갈 방향과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에너지 전환시대, 석유산업의 나아갈 방향’을 주제로 2019 석유 컨퍼런스를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정부가 지난 6월 발표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의 중점과제 중 하나인 ‘석유·가스 등 전통 에너지산업의 경쟁력 강화 실행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정승일 차관은 축사를 통해 정부가 추진중인 에너지 전환에 따라 정유산업도 변화에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정 차관은 “국내 석유산업은 지난해 430억불을 수출했고 지금까지 누적 금액으로는 6,500억불 이상을 수출하면서 국가경제발전에 중요한 산업으로 부각되어 왔다“며 ”다만 최근들어 에너지 패러다임이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를 중심으로 전환되고 우리나라도 에너지 전환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중에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서 정 차관은 “에너지산업의 환경변화는 시대적 흐름으로 석유산업도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역량을 토대로 해서 혁신역량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할 때“라며 ”주요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석유산업에 4차산업 혁명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 가고 있는 만큼 국내 정유사들도 빅데이터 등을 통해 공정을 최적화해 가는 것을 포함한 에너지 효율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그동안 높은 효율성·생산성이 강점이었던 우리 석유업계가 앞으로도 디지털 전환과 자체 기술확보(R&D)에 앞장서고, 융·복합 비즈니스를 적극 발굴·적용하는 등 선도적인 변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차관은 “또한 금년에 중동 등 우리가 석유를 주로 수입하는 산유국에서 갈등이 심각했던 만큼, 국가 전략자원인 석유가 안정적으로 확보될 수 있도록 비상시 대응체계를 지속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효석 대한석유협회 회장은 “우리 석유산업은 규모의 경제를 이루어 지난해 일본을 넘어 세계 5위의 석유정제능력과 세계 6위의 석유수출국으로 성장하는 등 중요한 국가기간산업으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또 “최근 ‘환경과 안전’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글로벌 에너지시장과 국가 정책이 전환되는 가운데 이제는 환경성, 기술혁신, 경제성, 안정수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한국형 미래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설계하고 동시에 석유산업의 고도화와 산업간 융복합도 함께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석유/안보 ▲석유시장 동향 및 유가 전망 ▲석유산업의 디지털 전환 등 경쟁력 강화방안 등에 대한 발표가 진행됐다.
고려대학교 국제학부 이재승 교수가 최근 국제 석유 지정학 리스크를 분석하고, 우리나라의 대응방향을 제시했다. 미국의 에너지·외교 정책 변화, 원유 성상별 수급전략 필요성 등을 강조했다.
S&P Platts 이종헌 박사, KB증권 백영찬 이사는 국제 석유시장 및 글로벌 석유업계의 동향을, 에너지경제연구원 이달석 본부장은 내년도 국제유가 전망을 발표했다.
특히 에너지경제연구원에서는 지정학적 사건, 미·중 무역분쟁 등 시나리오별 변수는 있으나, 기준 상황 가정시 내년에도 글로벌 공급 과잉이 지속되면서 2019년에 비해 다소 낮은 배럴당 60불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Boston Consulting Group 김지훈 파트너는 석유산업의 디지털 전환 사례를 소개했으며, 서울과기대 유승훈 교수는 국내 석유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제언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