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릴' 생산 1호업체인 (주)코릴은 요즘 변화로 분주하다. 코릴은 최근 용접부에 로봇시스템을 구축해 자동화사업에 뛰어들었다. 경기침체와 근로환경, 그리고 내년부터 52시간 근무조건을 맞추기 위해서 이 회사도 경쟁력 차원에서 로봇용접을 도입하기로 하고 공장라인을 재점검 중이다.
지난 1991년 창립된 (주)코릴(대표 오현규·사진)은 창사이래로 오직 산업용 '릴' 생산에 주력해 왔다. 릴에 대한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국내 시장에 최초로 '릴'을 공급하면서 국산품의 위력을 발휘했다.
이 회사 매출은 지난 해 300억원. 현재 종업원 94명이 인천본사와 군산, 부산에 근무중이다.
올해도 매출 목표는 상향 조정했고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당초 매출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대로 안주하기에는 경영여건이 넉넉치 않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코릴은 통합ERP 도입을 추진중에 있으며 ERP와 스마트팩토링이 회사 경영의 축이 될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봇시스템을 검토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오현규 대표는 "기업 경영도 어려워지고 종업원들도 근로조건 등의 영향으로 힘든 것이 현 상황"이라며 "이제 회사 운영에 있어서도 미래형 스마트형 공장으로 전환돼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코릴은 신뢰를 최우선으로 하는 기업이다. 오현규 대표가 가장 소중히 생각하는 경영이 바로 신뢰라는 점이다. 그러기에 고객과의 계약서를 쓰지 않은 것이 이 회사의 경영 모토다. 계약관례란 갑을 관계에서 항상 을에 불리한 것이 상식이기도 하지만 코릴은 고객의 신뢰만이 경영의 성공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누가 판매하든지 우리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이 불편하지 않는게 판매의 원칙입니다."
오 대표는 "제품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있는 판매만이 기업이 살아가는 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경영철학은 국내를 넘어 해외진출의 기반이 됐다. 2000년 초반부터 해외사장 개척에 나선 이 회사는 '해외영업팀'을 조직해 해외전시회, 코트라한국지사를 통해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재 코릴은 전세계 33개국 170여개 업체에 코릴의 제품이 납품되고 있다. 국내에서보다 오히려 해외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동남아를 중심으로 판매권을 넓히고 있다. 코릴이 해외에서 유명세를 발휘하면서 최근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한국 코릴을 방문했다. 이들 두 나라는 그동안 유럽산만 써오다가 가격과 품질면에서 코릴의 '릴' 제품을 알고나서 한국을 찾은 것이다. 러시아도 신흥시장으로 꼽히고 있어 앞으로 집중 공략할 예정이다.
해외영업에 있어서도 오 대표가 직접 챙기는 부분이다. 해외영업의 90%는 해외기업 담당자들이 스스로 코릴 제품을 선택한다는 점에서 귀감이 되고 있다. 그만큼 고객과의 신뢰가 오늘의 코릴이 자리 잡게된 전략이기도 하다. 세계 어느 시장에서든 코릴하면 '신뢰된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국내에서의 영업은 그동안 순탄하지 않았다. 사업초기에는 항만, 제철소에서 외면당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했다. 하지만 꾸준한 영업을 통해 그들을 설득했고 이제는 발전, 해양플랜트, 제철기계장비, 특수차량, 지하공사, 항공기 충전 장치 등에 널리 사용되면서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이 회사는 지난 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글로벌강소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설령 제품에 하자가 발생해 문제가 생겼을 때는 감추지 말고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라고 합니다. 문제를 직접 해결하면 스스로 배울수 있고 오히려 고객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오 대표는 "사업이란 연속성이 있어야 하고 길게 오래도록 고객과 함께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그래서 이 회사에는 '향후 10년 후 미래를 생각하는 기업'이라는 경영방침을 모토를 삼았다.
코릴이 성공의 열쇠에는 바로 꾸준한 연구개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국내 최초로 산업현장에 '3정5S'를 정착한 코릴은 매출의 7% 정도를 개발비로 사용하다. 그만큼 이 분야에서 선두주자 역할을 하게 된 것이 바로 연구개발력 때문이다.
오 대표는 "작업현장의 해결사'라는 긍지로 고객만족과 신뢰, 제품 경쟁력으로 발전하는 회사로 도약할 수 있어 항상 직원들에게 감사한다"며 "끊임없는 관심과 지원이 우리 같은 중소기업이 국가경제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