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이순형 본지 회장(박사/기술사)

에너지계도 돼지꿈을

2019-01-01     에너지타임뉴스
이순형 본지 회장

변화란 단지 삶에서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삶 자체다 라고 말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생각난다. 지난 몇 년간 열심히 변화를 이야기 했지만, 요즘처럼 이말이 절실하게 다가온 때도 없다. 특히 에너지계에서 실감하고 있다.

3차 산업혁명과 한계비용 제로 사회라는 책을 쓴 제러미리프킨은 3차 산업혁명의 다섯 가지 핵심요소로 재생 가능 에너지로 전환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건물 위 미니 발전소와 에너지 저장기술, 인터넷 기술을 활용하여 에너지 공유 인터그리드로 전환한다고 봤으며, 마지막으로 교통수단을 전원연결 및 연료전지 차량으로 교체하고 전기를 양방향 스마트 그리드상에 전기를 사고 팔 수 있게 된다고 했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이 논의된 이후,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는 일반적인 상식용어가 되었다. 클라우드 슈밥은 제4차 산업혁명 시대 선언 후 2년, 어젠다 제시는 끝났고, 이제는 실천의 단계다고 말했다.

2019년 새해에는 4차 산업혁명을 실현시킬 수 있는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의 5G의 시대에 본격 돌입하게 된다. 여기서 눈여겨보아야 할 사실은 5G가 개인을 넘어 여러 산업과 지자체 등에서 필수적인 인프라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4차 산업혁명을 위한 기술요소로는 빅데이터, 로봇공학, AI, IoT 등이 거론되는데, 중요한 점은 이러한 기술요소가 탑재된 기기들이 서로 “연결”된다는데 있다.

에너지와 환경 문제도 이제 더 공격적으로 다가서야 한다.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에너지 정책 3020의 목표 아래 잘 추진 될 것 같았던 에너지 전환이 여러 가지 벽에 부딪치고 있다. 갑작스런 규제가 현장에서 혼란을 주고 있는데, 에너지 전환에 대한 컨트롤타워가 없는 것도 문제다. 더 이상 화석연료로는 지구의 미래 에너지원이 될 수 없다. 이제는 다른 에너지원을 찾아 하루빨리 가동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태양과 바람, 물 등 고갈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의 활용을 이야기 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에너지원의 양이 문제가 아니라 이를 활용하는 ‘방식’이 문제라는 점이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나은 배터리 기술이 필요하다. 또 하나 관심 부분은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 가격이 지금처럼 계속 하락 한다면 가정에서 직접 에너지를 생산하고 초과된 에너지를 팔거나 기부할 수도 있게 된다. 이를 코인형태의 암호화 화폐를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도 있게 된다. MIT 미디어랩 교수인 클리핑거와 여러 지식인들이 모여 만든 스위치 토큰이 대표적이다. 누구든지 스위치 플랫폼에 등록하고 재생에너지 생산에 기여하면 이를 토큰으로 보상해준다. 이처럼 에너지 문제는 한두 가지의 기술개발을 넘어 블록체인을 활용한 플랫폼 개발 및 토큰 제공 같은 강력한 인센티브를 통해 더 빨리 해결 될 수 있다.

나사에 따르면 1880년 이래 세계 기온은 섭씨 0.9도 높아졌으며 해수면은 20~30센티 높아졌다고 한다. 2017년에 나온 미국 기후보고서는 현재 추세가 지속될 경우 2100년까지 온도가 섭씨 2.8~4.8도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가 줄여야 할 것은 온실가스 배출뿐만 아니라 현재 공기 중에 존재하는 온실가스의 양도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 중단, 배출권 거래 시스템의 도입, 탄소세 도입 등을 하여야 한다.

재난안전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안전을 위한 비용은 지출이 아니라 투자이다. 로이즈의 도시 위험지수에 따르면 재난이 발생했을 때 예상되는 경제적 충격 규모가 가장 큰 도시 3위에 서울이 꼽힌다. 자연재난 및 사회재난으로 인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함에도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아현동 통신구 화재사고, 현재 발생하고 있는 에너지저장장치인 ESS 화재사고 등도 그냥 넘어갈 수 없다.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폭발사고 당시 간 나오토 전 일본 총리는 취임 7개월 만에 도쿄전력과 함께 통합대책본부를 만들어 직접 본부장을 맡았다. 간 나오토는 “2차 세계대전의 종결 이후 65년 동안, 이것은 일본에 닥친 가장 거칠고 가장 어려운 재난이다.”라고 하며, “원전사고를 일으킨 원인은 쓰나미였을지 모르지만 당연히 해 두었어야 할 대책을 하지 않았던 것이 문제이다. 이 과실은 책임자에게 있다. 즉, 필요한 것을 하지 않았다는 책임이다.”라고 하였다. 재난을 예방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스스로 반성하는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역사를 잃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으며, 기억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올해는 V2G 시스템과 디지털 그리드를 본격 도입해야 한다. 지난해 12월 13일 시행하게 된 소규모 중계거래제도의 확실한 정착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테슬라 모델X의 배터리는 현재 최대 100킬로와트시에 이르며 충전시간은 일곱 시간이다. 미국 가정의 하루 평균 에너지 소비량은 32킬로와트시다. 유럽과 일본의 경우 미국의 절반수준이다. 즉, 테슬라 100킬로와트시 전기차의 배터리를 이용하면 3분의 1 이하의 용량으로도 하루 종일 가정의 전기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충전된 전력이 모자라면 전력망에서 전력을 구매할 수 있다. 이처럼 스마트 충전시스템을 이용하면 자동차도, 가정집도 하루 동안 충분한 전력을 유지 할 수 있다. 3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한 제러미 리프킨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전력망의 키워드는 ‘유연성’이다.

이제 우리는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더 생산적인 토론을 통해 당해 시대만을 살면 되었던 과거와 달리 과거, 현재, 미래가 혼재된 트랜드를 볼 수 있어야 한다.

2019년에도 에너지타임뉴스와 함께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디로 가야할지 이정표를 제시하는 여러분께 좋은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는 돼지꿈 같은 방향키가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