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북극 해빙감소가 미래 북반구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고 과거 기후복원 연구에도 효과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북극 얼음 면적이 급격히 감소하는 등 극심한 기후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기후시스템의 민감도를 예측할 수 있는 홀로세 중기 기후변화모델 연구를 통해 북극의 해빙 감소가 북반구 기후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 지에 대한 예측 연구 결과가 세계 최초로 발표됐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원장 김복철, KIGAM) 국토지질연구본부 박효석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한 이 연구 결과는 ‘북극 해빙 감소가 홀로세 중기 기후에 미치는 영향(The impact of Arctic sea ice loss on mid-Holocene climate)의 제목으로 2018년 11월 1일 세계적인 과학 전문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약 5-9천 년 전, 홀로세 초-중기 북반구 여름의 태양복사량(insolation)은 지금보다 약 5-10% 강했으며, 덥고 비가 많이 오는 날씨였다. 이 시기에 잘 알려진 대표적인 기후현상은 사하라사막이 초원이었다는 사실이다. 물이 가득한 호수, 다양한 식물이 생생한 지질학적 증거들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
이러한 홀로세 중기의 기후변화 증거는 기후시스템 민감도 분석을 위한 중요한 지질학적 단서라고 할 수 있다.
박효석 박사는 지금보다 약 5-10% 강한 햇볕이 북극의 해빙을 많이 녹인 사실에 착안해, ‘홀로세 중기 북극의 해빙 감소가 북반구 기후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해 최신 고해상도 기후모델을 이용, 정량적으로 분석했다.
박효석 박사는 지질자원硏 클러스터 서버에 최신 복합지구시스템 기후모델 NCAR CESM 1.2를 설치해 태양복사열에 의한 해빙 감소의 영향을 분리․분석하기 위해 3가지 시뮬레이션을 수행했다.
3가지 시뮬레이션은 (1)최근 기후(지구온난화가 본격화되기 이전, 대략 1950년대 이전) 시뮬레이션 (2)홀로세 중기 시뮬레이션: 홀로세 중기에 강했던 여름철 태양광선을 모델에 반영한 결과 북반구 여름 온도가 상승하고 고위도 북극 해빙이 많이 녹음 (3)북극 해빙이 1950년대에 고정된 홀로세 중기 시뮬레이션 등이다.
(3)번 시뮬레이션은 (2)번과 같은 홀로세 중기 실험이지만 북극 해빙의 면적과 두께를 1950년대와 비슷한 상태로 고정시킴. 현재보다 강했던 홀로세 중기 햇볕이 해빙을 많이 녹이지 못하도록 ice albedo(알베도)를 높이는 방법을 활용해 해빙의 면적과 두께를 1950년대 상태로 고정시켰다.
(2)과 (3)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비교하면 홀로세 중기 북극 해빙 감소가 북반구 기후에 주었던 영향을 추정할 수 있다.
반면, (1)과 (3)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비교하면, 홀로세 중기 저위도-중위도의 태양복사량 변화의 직접적인 효과를 추정할 수 있다.
시뮬레이션 결과는 북극 해빙 감소가 북태평양과 북아메리카지역의 연평균 온도를 0.5-1도 정도 상승시키며 유라시아 대륙 일부 지역의 온도는 낮춘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그림 a)
홀로세 중기 유럽의 온난화는 여름철 태양복사량 증가로 설명할 수 있으며(그림 b), 북태평양과 북아메리카 대륙의 온난화는 북극 해빙 감소의 결과임을 본 연구는 보여 준다.(그림 a).
온도 변화 이외에도 북극 해빙의 감소는 대서양 열염순환 (Atlantic thermohaline circulation)을 약화시켜, 북대서양 해수 온도의 하강을 동반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북극 해빙 감소는 홀로세 초-중기 북반구 중-고위도 기후에 막대한 영향을 주었던 것으로 기후모델은 지시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거 기후복원 뿐만 아니라 현재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북극의 해빙감소가 미래 북반구 기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예측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제1저자인 박효석 박사는 “기후 민감도가 높은 홀로세 중기 연구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급변하는 기후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후모델 탐색의 효과적 대안”이라며 “고기후 등 기후복원 연구를 통해 대규모 기후변화의 영향을 밝혀내어 기후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연구 성과 제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석 박사(43)는 고기후모델링과 북극기후 연구에 있어 국제적으로 알려진 신진 과학자다. 서울대학교 지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워싱턴 주립대학교에서 토목공학 석사학위, 그리고 캘리포니아 주립대 버클리에서 기후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캘리포니아 공대 및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에서 박사 후 연수과정을 거쳤으며, 2014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공개채용을 통해 입사해 국토지질연구본부에서 선임연구원으로 근무 중이다. 현재는 고해상도 수치모델을 이용한 홀로세 기후변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박효석 박사는 지질연구센터 제4기 지질그룹팀에서 연구하면서 팀원들과 고기후 연구에 대한 지식 소통 공유를 통해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
국내·외 제4기 관련 학회에 꾸준히 참석하며 북극 해빙이 홀로세 기후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연구아이디어를 착안했다. 북극 해빙에 관한 기초 연구를 꾸준히 수행한 것도 (Park and Stewart 2016; Park et al. 2015 등) 이번 연구논문 발표의 마중물이 됐다.
김복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은 “이번 연구결과는 그동안 고기후 변화연구에 있어 KIGAM 연구자들의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라며 “전 지구적 기후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우수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박효석 박사와 같이 우수한 연구자를 양성할 수 있는 창조적 연구 환경 조성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