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밤 서울 동작구 상도동 다세대주택 공사현장에서 흙막이가 무너져 인근 상도유치원 일부가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전날 유치원 휴원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긴급회의에서 공사장 설계감리자가 “유치원 붕괴 가능성이 없다”고 한 사실이 확인됐다.(위험하다는 안전진단을 기술사가 했는데, 설계 감리자가 붕괴위험이 없다고 결론 내린 이상한 현장, 그리고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인 행정가들 이것이 현실)
“9월5일 동작관악교육지원청, 안전진단업체, 현장소장, 설계감리자 등이 참석한 대책회의에서 설계감리자가 ‘현재 공사 현장은 안전한 현장이며, 건물에 변이는 더 이상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한다. 하지만 회의 다음날인 6일 밤 11시께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7월 23일 오후 8시 메콩강 지류의 하나인 세피안강에 건성중이던 '세피안 - 세남노이 수력발전댐'의 5개 보조댐 가운데 하나가 붕괴 됐다. 5억 세제곱미터의 담수가 쏟아져 13개 마을 2717가구 1만3067명이 피해를 입었고 수 백명의 사상자와 실종자가 발생했다. 붕괴된 댐은 410메가와트 발전용량을 가진 너비 1.6킬로미터의 수력발전 본댐에 딸린 보조댐의 하나다.
붕괴사고 전날인 22일 댐 상부에 균열 침하가 발견돼 복구장비가 투입 됐으나 오후 3시 30분 부터 붕괴가 됐다. 이 수력발전댐은 2013년 우리나라가 라오스에 대한 유상원조 사업 일환으로 대외경제협력기금으로 투입하고 SK건설, 한국서부발전이 태국과 라오스 기업과 합작회사를 꾸려 건설하던 댐이다. 2013년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한 사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후속조치가 없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기업의 역사도 짧지만 축적된 지식의 전달 시스템도 거의 갖추어져 있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매번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처음부터 시작하는 일을 언제까지 반복 해야할까.
일본도 초창기에는 미국이나 독일 것들을 복제했다. 하지만 일본은 그것을 내재화시켜서 자기것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일본 대형 서점을 방문하면 설계 매뉴얼, 감리 매뉴얼, 시공 매뉴얼, 유지보수 매뉴얼 등 다양하고 실용적인 매뉴얼 서적들이 아주 많다. 왜 이렇게 설계를 했는지 분명히 알아야 설계 능력을 확충할 수 있으며 감리 또한 설계자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해야만 부실공사를 막을 수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태양광발전과 ESS 보급이 확대 되면서 화재사고 등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 또한 경험 부족이다. 비전문가가 전문가를 자문해주고 있는 웃지 못할 현장을 종종 목격하게 된다. 정당한 용역비 보다는 누가 더 싸게 인.허가를 잘 처리해주는가가 실력으로 평가되고 있는 현실이 언제까지 계속 이어질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우리도 이제는 각 분야에서 세계적인 강소기업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상대영역을 인정해주는 산업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