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현황
2. 문제점
3. 대책
현재 ESS 설치 용량이 2,000MWh를 넘어섰다고 한다. 이는 이차전지를 비롯한 에너지 신산업을 육성한다며 정부가 ESS 충전 요금을 파격적으로 낮추고, 태양광·풍력연계운영 시 최고 수준의 보조금(REC 가중치 5.0)을 지급했기 때문이다. 이 영향으로 2015년 163MWh이었던 것이 지난해 625MWh로 치솟았고, 올해는 1,000MWh를 가볍게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혹시 축적된 시간도 없이 그 속도가 빨라도 너무 빠르지는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문제는 이렇게 대단위 설비를 구축해가고 있는데 안전에 관한 법규나 관련 규정이 아직 미비하고, 또한 용역발주 시 기본 계획과 기본설계 그리고 실시설계 과정을 거치지 않고 검증되지도 않았던 초창기 설비들을 복사하듯 참고하여 계속 시설해 왔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한마디로 ‘표준모델’과 같이 확산 되어 왔다는 점을 주목해 보아야 한다.
설계비를 아끼기 위해서 배터리회사나 PCS 회사 등에서 설계는 특별한 것이 아니니 단돈 몇 백만 원 정도로 생각하고 용량이 유사한 시스템을 복사 하듯 표준모델로 만들고 나서 ‘싸게 줄 테니 사라’식이 일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ESS를 설치하고자 하는 여건부터 배터리와 PCS의 용량은 적정한가. 충방전 시간은 적정하게 설정하였는가. SOC는 적정한가. 그리고 각종 전기적 특성까지 다양하게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시설하고자 하는 현장 여건에 맞도록 전문 용역업체의 전문가들의 깊은 고민 없이 일부 시설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 봐야 한다. 그리고 이를 최종 확인해야 할 감리 문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 배터리실의 시설 공간 협소
ESS가 설치되어 있는 각 실의 환경문제를 지적하고 싶다. 태양광발전의 경우 접속반 사고도 많지만, ESS의 경우 배터리가 시설되어 있는 장소가 주로 컨테이너 형태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별도의 건축물을 신축하거나 기존 건물의 전용 공간을 활용하여 시설하고는 있지만, 컨테이너의 경우 설치 공간이 너무 협소하여 내부에서 발생한 열과 외부에서 들어오는 열을 식히기에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등 한계가 있으며 이는 개념설계부터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 대용량에 따른 시스템 문제
풍력발전이나 태양광발전시스템에 연계하는 경우 대부분 대용량이다. 이 경우 배터리와 배터리를 연결하는 리드선의 수가 많아지게 되는데 이에 대한 기술적 접근과 이들의 사고 시 차단할 수 있는 차단장치(퓨즈 등), 그리고 PCS에서 승압용 변압기 사이의 전선 굵기인데, 대전류에 따른 배선 처리방법도 문제점으로 지적해 두고 싶다. 예를 들어 태양광발전의 경우 ESS 용량을 최대 3배 이상으로 설치해야 돈을 벌 수 있다는 논리로만 접근하는 영업방식과 아직 검증 되지도 않았는데 계속 대용량으로만 시설되는 현실도 한번쯤 숨고르기를 해 봐야 할것이다.
▷ 접지 문제
ESS 도입 시 접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고, 그 후 PCS업체나 ESS업체에서 정해준 방식으로 접지를 하고 있다. 즉, 직류와 교류가 혼용되는 장소의 기계 기구에 대한 접지방식도 올바르게 시설되고 있는지, 제조회사에서 명확한 접지에 대한 매뉴얼을 제공하고 있는지, 그리고 대용량 시스템이 맞도록 접지를 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 셀 불균형
주간의 태양열과 내부 공조로 인해 ESS의 상부 온도 (태양열)와 하부 온도(냉방)의 편차가 발생하여 셀 불균형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환기, 공조와 같은 전체적인 설계가 이루어지고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 셀 밸런싱
셀 밸런싱의 기본적인 기능부터 정리해 보면 여러 개의 배터리를 조합하여 하나의 배터리를 구성할 때 하나하나의 배터리는 내부저항, 충방전률이 달라 충방전의 불균형이 발생하고 이러한 불균형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능인데, 이를 잘못하게 되면 배터리의 성능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현재 우리가 설치하고 있는 ESS는 과연 셀 밸런싱을 잘 하고 있는가.
▷ 이상 고온에 취약한 BMS, PMS, EMS의 문제점
연일 고온에 열대야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요즘 언론을 보면 최저 온도가 역대 최고 온도를 기록하고 있으며, 문제는 주간에 달궈진 열이 열대야 현상으로 식기도 전에 또다시 다음날 온도가 상승하는 현상이 계속 반복 되면서 잠시라도 냉방장치가 정지할 경우 화재로 연결될 수 있는 아주 위험한 환경이라는 점이다.
▷ 고온에 취약한 이차전지(리튬이온)의 지속적 지원
그동안 정부 정책을 보면 대부분 리튬이온전지의 확산이었다. 이를 잘못 되었다고 평가하기에 앞서 에너지저정장치의 다양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 납기에 쫓긴 품질관리
풍력·태양광발전 등에 적용해주고 있는 REC 5.0에 따라 전국적으로 폭주한 주문량 때문에 배터리 제조사나 이를 시공하는 부분에 품질관리에는 문제가 없지는 않는지 점검해 봐야 한다.
사고가 발생한 후에도 문제다. 화재 발생의 경우 적극적인 소화 활동을 하지 못하고 전소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태양광발전 시스템이나 ESS 시스템 모두 공통점이 발전원이라는 점이다. 사고 후 전기를 차단할 수 없는 구조라는 점인데 이에 대한 별도의 대책이 절실히 요구 된다.
▷ 비접지식 선로의 지락 보호
시스템 보호를 위해 전력계통에 GPT를 사용하게 되는데 이 방식으로는 ESS의 DC(직류) 계통 지락 사고를 검출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국내의 경우 ESS 시스템에 GPT를 사용하여 64(Ground Protective Relay) protection function을 사용 하고 있으나, 이를 적용 시 GPT에 의한 64(Ground Protective Relay) protection function은 ESS의 DC 계통의 지락검출과 보호가 안 된다. 또한 GPT Fuse 소손으로 계전기 기능이 상실되는 문제점과 높은 noise 전압에 의하여 SPD 열화로 사고가 발생 될 수 있으며, 높은 Common mode 전압에 의한 BMS 통신 에라 발생과 높은 Common mode 전압에 의한 취약계통의 절연파괴 등도 검토되어야 할 사항이다.
▷ 화재 발생 시 소화대책 미비
일단 회재가 발생하게 되면 소방관이 현장에 도착하더라도 전소될 때까지 특별한 소화활동을 못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화재는 대부분 옥외에 설치된 장소에서 발생되었기 때문에 인명피해와 건축물 등의 대형 화재로 번지지 않았다. 하지만 건축물에 ESS를 시설할 경우 ESS의 화재사고는 대형 화재로 인한 재산 및 인명피해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을 완벽하게 세울 때까지는 ESS 운전을 정지시켜야 한다. 시스템의 고품질화 보다는 실적주의에 상을 주는 그런 문화도 없어져야 한다.
문제의 핵심은 이런 ‘개념설계’ 역량은 교과서나 논문에서는 배울 수 없는 경험을 통해서 축적된 무형의 지식과 노하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라는 데 있다. 우리 스스로 시행착오를 전제로 도전과 실패를 거듭하면서 축적하지 않고서는 얻을 수 없는 창조적 역량이다. 즉, 개념설계의 역량이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국가 간 산업 경쟁력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 산업이 압축 성장 과정을 거치면서 스스로 경험을 축적하기 보다는 선진국으로부터 개념을 받아 온 후 실행하는 것에 지나치게 익숙해져 왔고, 그 모델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지금의 현상들이 발생하고 있는지 모른다. 기술자를 대우하지 않고 또한 상대 영역과 업역을 인정하지 않는 습관이 지금의 현상을 만들어 내고 있지는 않는지 깊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이에 대한 대책을 계속해서 다뤄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