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국제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이 지속되고 있어 에너지안보에 대한 대안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자원전쟁시대에 발맞춰 국내 석유산업이 한국의 에너지 안보 강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석유협회, 에너지경제연구원은 22일 '자원전쟁의 시대, 석유산업의 미래는?'을 주제로 2022 석유컨퍼런스를 공동 개최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에너지 안보 관점에서 석유산업의 역할과 앞으로 변화될 에너지 환경에 석유산업이 대응해나가야 할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산업부 천영길 에너지산업실장은 축사를 통해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5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석유가격은 이번 러-우전쟁 처럼 어떤 불확실성에 직면할 지 알수 없는 상황으로 에너지 9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에너지가 무기로 돌변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천 실장은 "우리나라 정유사들은 세계 4위인 정제 능력을 통해 세계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해 석유화학 등 사업다각화를 진행하고 있으며 융복합 주유소나 에너지슈퍼스테이션 등 새롭게 변화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며 "에너지 전쟁의 시대에 살아남는 것은 준비된 경우에 가능하며 우리 석유업계가 자원무기화로 촉발된 단발성 위기에 편승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석유산업을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자원협력 등에서 정부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중동 원유 공급 차질이나 공급망 혼란에 대비 할 수 있도록 해외 원유 확보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주제발표에 나선 권오복 한국석유공사 스마트데이터센터장은 “주요국은 석유 소비가 지속된다는 전망 아래 자주개발 원유와 비축 물량 확보 등으로 에너지안보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한국도 중동 원유 공급 차질이나 공급망 혼란에 대비 할 수 있도록 해외 원유 확보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한국은 비슷한 에너지 환경을 가진 일본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에너지안보 노력이 부족하다”며 “한국도 에너지 효율화와 절약을 통해 에너지 소비 자체를 줄이는 노력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 센터장에 따르면 중국과 일본은 해외자원 개발 확대를 통해 에너지안보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3대 국영회사의 자본 투자를 확대하고 일대일로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은 석유개발 예산을 늘리고 에너지안보 우선 정책을 통해 2030년 자주개발률 60%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늘리면서도 전통에너지 확보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미국은 IRA(인플레이션방지법), EU는 리파워EU 등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역점을 두고 있으나 동시에 미국은 자국 내 석유 생산을 독려하고 있어 내년 중 최대 생산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럽은 러시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석유·가스 공급원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권오복 센터장은 “한국은 현재 원유 소비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여서 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본은 원유 소비량이 감소하고 있음에도 자주개발 원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한국은 원유 소비량이 소폭 증가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해외 원유 확보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컨퍼런스에서 조홍종 단국대학교 교수는 당분간 석유 시대가 견고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미래 탄소중립시대에 지금과 같은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업계의 친환경 투자가 필수적이고 이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 등 민·관의 협력을 강조했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기존 정제 능력에 기반한 정유사들의 사업다각화 동향을, 한양대 상병인 교수와 건국대 박기태 교수는 친환경 바이오연료와 CCUS 등 탄소중립 기술의 적용성 및 앞으로의 전망을 발표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에너지 안보 관점에서 석유산업의 역할 ▲앞으로 변화될 에너지 환경에 석유산업이 대응해나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한 5개 발표와 전문가 패널 토의가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