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석유협회·한국석유유통협회·한국주유소협회 등 석유 3단체는 지난 해에 이어 ‘에너지전환시대의 석유유통산업’을 주제로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에 세번째다.
석유 3단체가 공동주관한 ‘에너지전환시대 주유소 혁신과 사업 다각화, 석유유통정책 개선방안’ 토론회가 13일 국회 의원회관 제1 소회의실에서 구자근 국회의원(국민의힘, 경북 구미시갑) 주최로 열렸다.
대한석유협회(회장 박주선)·한국석유유통협회(회장 김정훈)·한국주유소협회(회장 유기준) 등 석유 3단체는 작년부터 ‘에너지전환시대의 석유유통산업’을 주제로 국회 정책토론회를 3회에 걸쳐 열고 있는데, 이날은 주유소의 에너지 슈퍼스테이션化와 분산에너지 활성화, 사업 다각화 및 전·폐업 지원, 알뜰주유소 제도운영에 대한 평가와 개선 방향 등이 전문가 토론을 통해 깊이 있게 다뤄졌다.
토론을 주최한 구자근 의원은 “기후변화 문제가 점차 심각해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을 위한 움직임이 발 빠르게 이어지고 있고, 친환경 에너지 전환시대가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우리 사회와 국가에 맞는 변화를 추구하고,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경유와 휘발유 차량의 감소에 대응해서 주유소 산업의 개혁 역시 충분히 논의되어야 할 것”이라고 토론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축사에서 “규제개선을 바탕으로, 주유소에 전기차 충전기 설치를 확대하고 분산에너지 발전 설비를 통한 전기의 생산·충전·판매 등 주유소 혁신을 통해 에너지 전환시대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주유소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구축 및 분산에너지의 확대를 통해 안정적이고 균형 있는 에너지 공급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에너지전환시대를 맞아 석유유통산업이 변화의 흐름에 맞춰 발전하고 상생할 수 있도록 입법적·제도적 개선에 적극 앞장”서겠다고 말했고, 윤관석 의원도 “산업을 소관하는 국회 산자중기위원장으로서 오늘 논의된 고견들을 바탕으로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제1 주제(주유소 사업 다각화·혁신 지원방안) 기조 발제에서 최동원 박사(산업연구원)는 위험 및 한계 주유소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수송에너지 전환에 따른 주유소 경영악화의 가속화, 주유소 폐업 급증에 따른 막대한 사후적 비용 발생에 대응해 효율적 사전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을 강조했다. 최 박사는 주유소 폐업지원은 토양오염 확대 예방 등 공익적 가치 중시 측면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며, 지원 방식으로 ▲정부 직접 지원 ▲공제조합 설립 검토 ▲폐업 관련 항목별 지원 가능성 검토 등을 제시했다. 또한, 다양한 지원 사업의 중심 역할 조직으로 ‘주유소 공제조합’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주유소의 사업전환 및 수익성 개선을 위해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전환 중심의 사업 다각화 지원방안을 제안했다.
이어서 토론에 나선 김정훈 교수(경기대 경제학부)는 주유소의 사업 다각화를 위한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전환 지원, 주유소의 질서 있는 퇴진을 위한 ‘좌초자산 보상 제도’ 시행을 제안했고, 정상필 부국장(에너지플랫폼뉴스)은 공제조합을 통한 주유소 폐업지원과 정부 차원의 과감한 예산 지원을 바탕으로 한 실질적 지원대책 마련, 과도한 경쟁 유도 정책을 중단 등을 통해 주유소가 최소한의 수익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제2 주제(알뜰주유소 사업 경과와 개선 방향) 기조 발제에서 김태환 박사(에너지경제연구원)는 “알뜰주유소 사업 도입과 수행에 대한 분명한 기본 원칙 준수와 이행”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수송부문의 탄소 중립 실현에 대비하여 정부가 알뜰사업 참여자 간 중장기적인 역할 재정립 계획을 수립할 것”을 제안했다. 김 박사는 단기 과제로 알뜰유(油) 가격 운용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를 통한 유연한 가격 운용정책 수립을 강조했으며, 중장기 과제로 ▲융·복합 스테이션 및 공익사업 등 공공성 제고를 위한 신사업 모델 추진 ▲알뜰사업 참여자 간 상생 도모 및 사업의 질적 성장을 위한 입찰제도 보완과 점진적인 이격거리 폐지 검토 ▲알뜰 사업 운영주체 재구성에 대한 검토 등을 제시했다.
패널토론에서 홍우형 교수(한성대 경제학과)는 “알뜰주유소 정책의 결과로 소비자의 후생이 증가하였다는 것은 사실이나, 일부 주유소에만 싸게 공급하는 것 자체가 불공정 경쟁을 유발하고 판매량 감소로 인해 일반 주유소는 피해를 받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모든 주유소가 알뜰주유소가 되게 하거나, 주유소의 질적인 변화 장려 및 주유소 사업자들에게 탈출 전략을 제시할 것을 제안했다. 이어서 이서혜 실장(E컨슈머)은 자영 알뜰, 고속도로, 농협 등 각 알뜰주유소의 가격 책정이 다르게 나타나는 문제와 알뜰주유소의 지역 편중에 대해 지적하고, 친환경 자동차의 증가에 따른 알뜰주유소의 전환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회를 주관한 (사)한국석유유통협회 김정훈 회장은 “그동안 요소수 부족 사태와 유류세 인하,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석유 수급문제 등 국가적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하여 국가 경제와 국민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석유가 원활하게 유통되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김정훈 회장은 “오늘날 석유유통산업은 가격경쟁 심화, 인건비 상승과 카드수수료 부담, 코로나19와 고유가 지속에 따른 소비 감소 등 ‘3중고’를 겪으며 경영위기가 일상화되고 있고, 여기에 더해 에너지전환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탄소 중립을 위한 에너지전환정책에 부응하여 주유소를 에너지슈퍼스테이션으로 전환·혁신하거나, 주유소의 전·폐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원활한 전환이 가능하도록 정부가 시급하게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