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효창 교수 : 일자리 위기는 심각한 국가적 현안으로 새정부 들어 일자리위원회 만들어 대응하고 있는 만큼 국가적 과제가 되었다. 문제는 앞으로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는데 상황이 더욱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먼저 여러 가지 지표를 볼 때 한국의 고용창출력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음. 고성장을 구가하던 한국경제가 L자형 경기침체를 겪으며 고용이 악화되는 추세다. 예를 들어 부가가치 실질 국내총생산(GDP) 기준 취업계수가 2008년에 20명이었으나 2015년에는 17.4명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둘째로 4차산업혁명과 신기술의 확대로 일자리가 줄어들 전망이다. 2016년 1월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은 4차 산업혁명과 신기술로 인해 5년 이내에 선진국 15개국에서 710만개의 일자리가 줄고 210만개의 일자리가 늘어 총 500만개의 일자리가 순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앞으로 20년간 로봇이 1억3700만 명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으로 예측하는 등 신기술 확대는 일자리 양적 확대와 역의 관계에 있다. 4차 산업혁명과 신기술은 일자리의 내용을 변화시킬 것이며, 전통적인 일자리의 감소를 가져올 것이다.
서비스산업은 취업유발계수가 제조업 대비 2배에 달하며, 지난 10년(2006~2015년) 동안 제조업 일자리는 35만개 늘었지만, 이 기간에 서비스업 일자리는 이보다 9배나 많은 316만개 늘어남. 결국 민간부문의 일자리 확대는 서비스산업 일자리확대에서 해답을 구해야한다.
그런데 서비스산업의 일자리 문제는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하나는 서비스 산업 육성에 따른 서비스 일자리 확대 이슈이며, 다른 하나는 서비스 산업 근로자의 좋은 일자리 확보 이슈이다. 전자는 서비스 일자리의 양적 확대이고, 후자는 서비스 일자리의 질적 향상이다.
이장원 박사 : 아마존의 신개념 무인매장인 아마존 고(Amazon Go)에서는 소비자가 아마존 앱을 키고 아마존 고 매장에 입장 후 원하는 물건을 들고 나오면 아마존 고객 계좌에 자동으로 금액이 청구되기 때문에 점포 내에 계산원이 필요 없다. 매장 내의 인원을 급격히 줄일 수 있는 셈이다. 물론 좋은 일자리는 여전히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다. 또 4차 산업혁명의 기술 진보에서도 살아남은 일자리는 좋은 일자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그렇게 나타나거나 생존하는 일자리는 좋은 일자리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중요한 것은 자연스럽게 그런 해결방안이 도출되는 것이 아니라 혁신을 통해서 기계와 기술과 공존하는 지식근로자가 되어야 이것이 가능하다. 인공지능이나 사물인터넷을 이해하고 같이 일할 수 있는 근로자는 결국 일하는 방식과 일하는 근로자를 포함한 일터(workplace)의 혁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런데 일터의 혁신을 위해서는 두 가지가 중요하다.
첫째 조직구성원이 혁신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명확히 학습해야 함. 즉 혁신하면, 기존사업을 유지하는 것보다 개별 관리자와 직원에게 훨씬 유리해짐을 이해할 필요 있다.
둘째 혁신은 무엇보다 고객의 가치창조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기업의 성과를 결정하는 것은 시장, 특히 고객의 가치관과 행동이기 때문이다.
고객의 가치를 알지 못하면 특히 새로운 사업의 경우 사업의 방향을 알 수 없고 수익모델을 만들기 힘들다. 따라서 높은 성과를 만들 수 없다. 고객 없이는 이익도 없고 일자리도 없다.
김연성 교수 : 서비스산업의 일자리 창출은 결국 서비스산업의 발전과 같이 가는 것이라고 봄. 따라서 기존 기업이 부가가치 창출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 하는 것이 일자리 창출의 전제조건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기업이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디지털화(Digitalization), 제조업의 서비스화(Servitization), 고객화(Customization)를 들 수 있다.
우선 산업의 디지털화(Digitalization)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겠다. 4차산업혁명을 미국에서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기업의 사업 방식을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서비스산업의 사례로는 최근의 유통업계에서 화두로 이야기 하는 무노력 쇼핑(Zero Effort Shopping)을 생각해 봐도 좋겠다. SK플래닛의 디지털 컨시어지 서비스로 인터넷 쇼핑을 하는 고객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또 그것을 어떻게 찾아내서 구입하고 경험을 할 것인지에 대해 쇼핑몰이 다 알아서 해주는 서비스를 경험하게 되고, 여기에 인공지능(AI)까지 접목되게 되어 더욱 고도화 과정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과정에서 새로운 업무와 새로운 비즈니스가 창출되게 된다. 제조업에서 디지털 전환을 통해서 고객과의 관계와 채널을 보다 다양하게 구축하게 되는 사례를 자주 볼 수 있다. 이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두 가지 트렌드는 바로 제조업의 서비스화(Servitization)와 고객화(Customization)라고 하겠다.
제조업의 서비스화는 제조업의 본연의 기능과 역할에 서비스가 점차 도입이 되어 고객에게 보다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 가치를 부가하는 활동이라고 하겠다. 그저 제품을 만들어 파는 단순한 거래에서 벗어나 고객에게 그전과는 다른 무엇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서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인데, 그 과정에서 역시 일과 일자리 그리고 새로운 비즈니스가 창출되는 현상이 등장한다. 결혼 후 한번도 바꾸지 않았던 냉장고를 20년 만에 LG 양문형 냉장고를 구입하게 되면서 중년의 주부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늘 찬물과 얼음을 즐기는 큰아들을 위해서 정수기가 포함된 모델로 선택하였는데, 그 이후로 정기적으로 정수기 관리를 해주고 또 정수기 사용료를 지불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것이 일종의 작은 의미의 제조업의 서비스화이고 이를 통해 정수기 관리 서비스를 담당하는 직원의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또 그를 통해 새로운 고객관계관리를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보다 근본적인 관계의 변화로는 발전소를 건설하는 등 큰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두산중공업이 올해 들어서 서비스 사업부를 신설하였는데, 이것은 그동안의 비즈니스 방식에 일대 전환을 가져오는 계기가 된다.
즉, 발전소를 건설해 고객사에 인도하고 철수를 하던 것이 과거의 방식이라면, 이제는 발전소의 운영과 관리 그리고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되면서 새로운 서비스 수익 창출 방안을 만들어 내는 것이며, 그러다 보니 발전소 유지 보수와 관리 담당 전문인력을 해외에 파견하게 되는 전문지식 서비스산업에 진입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이런 사례가 많이 있지만, 국내에서도 다양한 업종에서 제조업의 서비스화가 진행되고 있고, 특히 ICT의 도입으로 제조업은 새로운 사업기회를 맞게 된다는 점이다.
아울러 고객화라는 개념은 사실상 제4차산업혁명의 가장 중요한 특성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저 만들어 주는 대로 받는 것이 아니라 제품이나 서비스의 생산 과정에 고객이 직접 참여하여 자신에게 적합한 스펙과 조건을 스스로 결정하고 디자인하는 새로운 방식이라고 하겠다. 가방을 하나 사는 데에도 팀벅2(timbuk2)을 이용하면 자신이 원하는 색이나 모양을 선택하고 이름까지 새겨 넣는 것이 이제 고객들에겐 전혀 새로운 경험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아디다스나 나이키에서는 운동화도 맞춰 신는 방식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는 자동차 산업에서도 이미 상당히 진전이 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고객과 직접 대화하고 소통하는 새로운 방식이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해 나가고 있다.
정미경 대표 : AI(인공지능)이나 로봇으로 인해 없어지는 일자리도 많아질 것으로 예측되지만, 분명히 그로 인해 새롭게 요구되는 일자리도 있다. 이러한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비하여 서비스산업의 직무를 개발하고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가차원에서도 서비스산업 인력의 R&R 변화에 따라 인적자원개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4차 혁명에 따라 서비스 산업의 직무는 기존의 직무를 고도화하는 방안과 새로운 직무의 창출하는 방안으로의 대비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모든 서비스 현장에는 VOC(Voice of Cuctomer)담당자가 고객의 민원을 접수해서 고객의 요구사항을 해결하는 역할을 맡고 있으나, 단순 접수나 민원은 AI에 의해 24시간 제공하는 서비스로 확대하고, 고객의 로열티를 제고하여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직무로 고도화하는 변화가 필요하다.
또 한가지 예로 에어비앤비 고객센터의 상담사는 고객이 원하는 숙박예약을 지원하는 역할을 넘어서서 고객의 취향에 맞는 여행서비스를 매칭해주는 여행전문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변화하고 있다. 또 다른 면에서는 수십만 고객이 전화를 통해 기업에게 제공하는 요구사항을 STT(SPEECH TO TEXT)와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하여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의 불편사항을 예방하고 고객요구에 맞는 신상품을 개발하는 데이터분석 전문가와 또한 데이터를 관리하는 개인정보보호관리자 등 데이터관리 서비스 인력의 육성이 새로운 서비스 직업으로 요구될 것이다.
현재의 레시피를 활용한 요리사의 역할은 로봇요리사에 의해 대체 되겠지만 고객의 체질이나 건강에 맞추어 고객맞춤의 개인화된 건강 레시피를 디자인하는 퍼스널 레시피 디자이너는 새로운 직업으로 등장할 수 있으며, 앞으로는 3D 프린터를 활용한 요리가 대세가 될 수 있는 만큼 기존의 재료를 이용한 요리법이 아닌 3D 프린터용 음식소재를 개발하고 활용한 요리법을 디자인 하는 3D 음식 프린터 요리사는 새로운 직업으로 등장할 것이다.
사물인터넷 등의 기술로 인해 등장한 무인 자동차의 상용화는 택시나 트럭을 운전한 기사의 역할을 대체하겠지만 무인 차량 운영 시스템 엔지니어, 무인 시승체험 디자이너 등이 미래의 새로운 직업으로 등장한다. 이렇게 고도화되거나 새롭게 등장하는 직업은 기존의 직무에 대한 숙련도와는 별개로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배워야하는 만큼 국가차원에서 미래 산업을 이끌어갈 전문인력을 육성하기 위해 신지식과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서비스산업의 현장 종사자는 특히 열악한 근무환경과 급여조건에서 대다수가 일하고 있어 새로운 시대의 요구역량을 개발할 기회를 갖지 못하는 만큼 특히 미래 직업을 준비할 수 있는 적극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종사자가 근무하는 기업의 특성과는 별개로 일정 금액이하의 급여를 받는 사람들에게 현재의 내일배움카드와 같은 자기개발기회와 숙련시간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서비스 산업의 R&D를 위한 정부 , 학교 및 기업차원의 관심과 투자가 시급하다. 서비스 산업에 적합한 인재육성, 운영프로세스, 신규사업모델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기존의 주요 산업인 제조업의 투자 이상의 투자로 글로벌 경쟁력확보가 매우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서비스산업의 우수인재에게 요구되는 필수역량 중에 하나는 고객지향성을 기반으로 한 고객관계형성스킬임에도 현재의 사업주훈련과정에서는 인정되지 않는 과정이다. 따라서 기계를 관리하는 제조업 위주의 현재의 제도 및 정책이 사람을 관리하는 서비스 현장과는 많은 괴리감이 존재하고 있어 시급한 개선이 요구된다.
임현철 전무 : 서비스 산업 활성화라는 거시적인 관점 보다는 오늘 주제에 조금 더 집중하는 의견을 개진하고자 한다. 서비스 산업은 매우 포괄적이고, 다양하기 때문이다. 또한, 서비스 산업에 있어서의 일자리 창출과 좋은 일자리 만들기는 얼핏 같은 방법론 속에서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각각의 대안을 찾다보면 그 내용에서 사뭇 다른 환경을 포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서비스 산업은 수요자 유형에 따라 소비자 서비스업과 생산자 서비스업으로 분류한다. 예컨대 소매, 음식, 오락, 문화, 예술 등과 같은 소비자 서비스업 분야에서 일자리 창출에 대한 방법을 찾는 것은 결코 효과적이지 않다고 본다. 이 분야의 종사자 수를 늘이는 것은 그 산업내의 경쟁을 심화시켜 수익성을 낮추는 등의 문제가 있어 한계가 있음. 청년들에게 푸드 트럭 사업을 지원하게 되면, 일시적으로 일자리가 늘어나고, 일부 성공하는 경우가 생겨 그 종자돈으로 다른 사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효과는 있겠지만, 이것이 음식 시장의 크기를 확대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해당 부분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일어나지 않는 한 이 업종에서의 종사자의 크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 분야에서는 일자리 창출 쪽보다는, 오히려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쪽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즉 고객만족, 시스템화, 브랜드화, 디자인 개선 등의 전략을 통해 서비스의 가치와 대가를 올리는 방안이 유효할 수 있다.
일자리 창출과 좋은 일자리 만들기를 위한 방안은 금융, 보험, 회계, 법률, 광고 등과 같이 기업의 경영 활동을 도와주는 서비스 업종, 즉 생산자 서비스업 분야에서 찾아야 그 효과가 배가 될 수 있다.
최근 들어 기업이 생산기술 개발, 제품 개발, 판매시장 확보 등에 필요한 전문화 된 서비스를 외부에 맡기는 아웃소싱의 증가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즉, 생산자 서비스업의 발달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A/S를 담당하는 삼성전자서비스, 블루핸즈와 같은 조직은 이미 해당 제품의 성능 개선은 물론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했다. 애플, 필립스, 유니클로, 나이키 등과 같은 글로벌 초우량 기업의 경우는 보다 먼저 자신들의 성공 사례를 통해 어떻게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느냐에 대한 뚜렷한 힌트를 주었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사회의 형태가 다양화됨에 따라 이러한 아웃소싱 형태의 기업들이 새롭게 나타날 것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도래는 우리에게 일자리를 뺏어가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일자리를 만들어 줄 것으로 보는 이도 많음. 4차 산업혁명의 최고의 포식자는 서비스 산업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생산자 서비스업 발달을 촉진하고, 이를 실천하는 정책과 기업경영이 수반될 때 가능한 일이다. 획기적이며, 지속적으로 전개해야 하는 이유도 충분하다. 다시 말해 이러한 창조적 서비스 경영의 토양을 우리 산업계에 넓고 깊게 뿌리내리도록 하는 게 일자리 창출의 관건인 셈이다. 즉, 고객들이 희망하는 서비스는 보다 고도화되고 융합화 되는 추세이다. 이는 곧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도 연계될 것이며, 미래 우리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믿는다. 기초 단계에 있는 플랫폼 서비스, 클라우드 서비스 등의 사업화도 더욱 가속 될 것이다.
이를 위한 정부의 역할이 요구됨. 역동적인 기업 환경조성, 법 제정을 통해 자유로운 투자환경 조성, 경쟁과 일자리 창출 확대를 저해하는 ‘대기업 수직 계열화 형태의 서비스업’이 아닌 ‘스타트 업’을 지원하는 서비스업 구조로 변경하는 정책 발굴과 지원이 긴요하다.
이장원 박사 : 기술은 산업혁신과 경제발전의 중요한 원동력이지만 오늘날 기술혁신에 비해 더욱 중요한 인적자원에 의한 경제적 혁신과 사회적 혁신은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평가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 기계와 기술의 활용은 인적자원에 의해서 구체적인 실행이 되고 생산성으로 효과가 나타난다. 그런 면에서 아무리 좋은 기계나 설비가 있다고 하더라도 인적자원이라는 무형적 자산이 부족하다면 좋은 기업은 물론 경쟁력 있는 기업이 될 수 없다. 오늘날 좋은 기업, 공유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은 대부분 인적자원을 중시하는 기업들이다. 빠른 기술변화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응해 차별화된 부가가치를 창조하고 변화된 환경에 적응해 낼 수 있는 역량의 원천은 인적자원이다.
안정된 일자리의 창조 및 유지는 가장 중요한 사회적 성과이자 책임이다. 노동자는 단순한 생산요소가 아니며 노동자에게는 자존심이 있고 부양해야할 가족이 있다. 지속적 고용안정은 대부분의 근로자에게 다른 어떤 연금이나 보험보다 중요하다. 안정적인 고용은 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노동자들이 계속해서 안정된 일자리를 갖고 있다는 믿음은 매우 중요하다. 안정적인 고용은 노동자들이 계속해서 일을 하게 될 것인지 지속적으로 임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근로자가 예측하고 확신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노동자들이 계속해서 일을 하게 될 것인지 지속적으로 임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근로자가 확신할 수 없다면 경제는 붕괴될지도 모른다. 이는 임금 수준이나 임금의 유연성 문제보다 훨씬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근로조건은 근로자 및 그 가족의 삶의 질 그리고 경제 및 사회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근로조건 중에서 근로시간은 일과 가정의 양립, 삶의 질과 평생학습을 가능케하는 핵심 변수이다.
근로시간은 근로조건 중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국가 법 및 규정, 또는 근로 수요자 및 근로 공급자 간의 법적 구속력을 가진 협정에 의해 결정된다. 규정이 없을 경우에 국제노동기구(ILO)의 국제기준에 의거하기도 하고 노사간의 단체교섭에 의해 법적 기준보다 더 나은 조건의 근로시간 제도를 마련하기도 한다.
아울러 근로시간은 유연하게 적용되어 근로자와 기업이 최소한의 노동력 투입시간을 가지고 최대한의 생산성을 올릴 수 있도록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설계되고 운영되어야 한다. 근로시간은 일이 가정생활과 양립하기 위해 장시간 근로를 줄이고 법이 허용하는 범위를 넘어선 초과근로를 하지 않음은 물론이고 평생학습이 조직내에서 가능할 수 있는 학습시간을 고려해서 조정되어야 한다. 유연근무제 등 일과 가정의 양립과 통합을 위한 인사제도를 마련되어야 한다. 이는 근로자의 근로 및 삶의 적절한 균형을 도울 수 있는 합리적 근로시간 제도를 제공함으로써 가족에 대한 근로자의 책임을 존중하는 것이기도 하다.
정미경 대표 : 현재까지의 한국 서비스 산업은 고객제일주의를 기저로 발전되어 와서 서비스품질의 개선은 놀라운 속도로 발전된 것 대비 고객을 접점하는 직원에 대한 배려는 매우 소외되어 있어 열악한 근무환경에 의해 우수한 인재들이 서비스업을 기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짐. 의사, 변호사, 교사 등 매우 전문직종의 서비스업 종사자 역시도 감정노동에 시달리며 자신의 일에 대한 가치 또는 보람을 느끼는 경우가 많지 않다.
따라서 인적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 제공자의 권익보호를 위한 제도 및 정책마련이 매우 시급하며, 이에 따른 조직문화 및 근무환경 마련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삼성에버랜드는 하루 종일 수많은 고객을 만나 지친 직원들이 퇴근 후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1인1실의 사택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으며, 일부의 금융 또는 통신사 고객센터에서는 고객으로부터 심한 욕설로 상처를 입은 직원들에게는 일정시간의 휴식시간을 제공하거나 전문 심리상담사로부터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하여 직원들의 감성캐어를 돕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서비스 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변화가 필요함. 갑질고객에 대한 사회적 문제를 공론화하여 제도적 보호방안 마련과 동등한 인간으로서 최소한 서로의 인격존중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직업의 차이가 인격의 차이가 되지 않도록 전문서비스로서 의사의 역할과 트럭운전사의 역할이 서로 다를 뿐이지 두 직업 모두 사회를 유지하는데 꼭 필요한 직업임을 인식하고 모든 직업에 대한 가치 인정과 경제 민주화를 통해 적절한 이익배분을 통한 삶의 유지 지원이 필요하다.
김연성 교수 : 이러한 변화 혹은 기회를 잘 활용하여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입장을 취할지에 대해 말씀드리고자한다. 대한민국이 이만큼의 국가경쟁력을 갖게 된데에는 근면과 빠른 학습(Learning) 능력이었다고 본다. 그러나 이제는 기술, 지식, 경험이 모두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에 과거의 성공경험이 오히려 우리의 변화에 발목을 잡을 수 있음. 그래서 Unlearning을 생각해 볼때이다. 새로운 좋은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어 내고 또 그 일자리에 사람들이 어떻게 자리를 차지하게 할 것인가인데, 일자리를 찾는 관점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서 새롭게 필요한 역량이 바로 혁신이라고 하겠다.
이를 어떤 학자는 학습의 반대말처럼 들리는 Unlearning이라고 표현한다. 그 뜻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동안은 그저 열심히 학습을 하여 실력을 쌓아가면 되었는데, 전혀 새로운 방식과 내용이 등장하는 큰 변혁기에는 기존의 연장선상에서 생각하고 실행하는 방식이 아닌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의 학습 즉, 기존의 것을 잊고, 비우고, 버리고 새로운 것을 그 자리에 채워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이것이 Unlearning이며 그런 점에서 이를 혁신이라고 의역할 수 있겠다. 이는 개인, 조직 모두에게 해당되는 화두이기도 하다.
임현철 전무 : 대기업은 자본, 기술력 그리고 인적자원으로 4차 산업혁명 등 어떠한 변화에도 선제적으로 잘 대응해 왔다. 오늘 학술대회 행사 중에는 지식공유 데스크라는 이벤트가 있었는데 이 자리에서 KT, 롯데백화점, 에버랜드 등 국내 유수 대기업의 서비스혁신 사례를 공유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사업체 수, 종사자 수 기준 각각 99.9%, 87.9%를 차지해 미국, 영국, 일본보다 그 비중이 높다. 중소기업은 아직 변화와 기회에 대해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이들 중소기업들도 서비스업의 과학화(Servience)를 통해 고부가가치화 해야 한다. 서비스의 과학화란 서비스 제공에 관련된 사람, 문화, 과정, 기술, 그리고 사회와 환경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고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지식과 과학적 분석을 활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안경유통기업 다비치 안경은 고객의 긍정적 구매경험을 강화하기 위해 “스타일 서포터 서비스”를 도입해 안경테를 골라 담고 고른 안경테를 착용한 뒤 사진을 찍어 비교 후 결정을 할 수 있게 하였다. 의류매장 가구제작 및 설치를 했던 한 중소기업은 가정용 맞춤화가구 시장진출을 앞두고 고객이 자신이 사용할 가구를 직접 만들어 보는 서비스 경험가치를 설계하여 고객 개개인의 요구에 맞춤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 과학화(Servience)가 전파되려면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함께 대기업에서 축적된 지식, 기술, 경험이 잘 전파되어야 한다. 그래야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중소기업, 소상공인, 개인서비스 기업들도 함께 상생하고 건강한 풀뿌리 경제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이다. 중소기업이 성장해야 이들 기업의 종사자들 또한 좋은 일자리에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게 된다.
또 하나의 방안으로, 한국표준협회에서는 인력과 방법론이 취약한 중소 제조기업의 서비스화(Servitization)를 지원하고자 대형 서비스기업의 노하우를 중소 제조기업에 이식하는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1사1촌'처럼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멘토로서 활동하도록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한국표준협회 산하에는 대형 서비스기업 55개사가 참여하는 한국서비스포럼이 잘 조직화되어 있다. 이 모임을 중심으로 이 프로젝트를 구현할 계획이다.
또한, 중소기업이 고객이 상상 속에서 갖고 싶어 하는 제품을 만들어 내도록, 예를 들어 운동화에 센서를 달아 건강을 체크하는 제품을 생산해 내도록 전문적으로 매니징해 준다면, 그 기업은 크게 성장할 것이다.
즉 한국표준협회는 이러한 작지만 대단한 상상을 사업으로, 제품으로 만들어내고, 구조화할 수 있는 전문인력과 방법론을 준비하고 있고, 기업이 필요로 할 경우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결국, 서비스 산업의 일자리 창출은 우리나라의 고용절벽을 극복하는 매우 유용한 방법이고, 또한 4차 산업혁명 사회, 지능정보 사회라는 시대정신에 부합한다고 본다.
오늘 토론에서는 서비스업에서 일자리를 확대하는 것을 다루고 있지만, 어쩌면 이 보다는 오히려 중소 제조기업의 서비스화, 즉 제품과 제품, 제품과 서비스의 융복합화를 통한 경쟁력 향상과 일자리 창출이 보다 본질적인 대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올려 놓았다. 제조업의 서비스화, 제품의 고서비스화를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지원을 하는 것이 좋은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유용한 대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리 임효창 교수/한국표준협회 자료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