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 등 간헐성 에너지 보급이 확대되면서 전력시장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그리드화를 통해 전력시스템 도입이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태양광, 풍력의 설비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전력시장에서의 신재생 역할이 그리드화되면서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기 때문이다.최근 대두되고 있는 자원 수급 불확실성에 따른 전력공급 안정성 확보가 국제적 현안으로 부상한 가운데 이에 대한 사전 대응과 전력시장의 혁신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특히 한국의 전력시장은 원자력, 석탄 등 기존에너지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시장 참여자인 신재생, 신재생+ESS, 분산전원 등의 시장 참여제도가 정립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전력거래소는 7일 서울 인터콘티넨탈 코엑스 호텔에서 ‘제18회 서울국제전력시장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콘퍼런스는 ‘전력 안보 강화를 위한 전력시장의 혁신과 대응’을 주제로, 관련 업계와 학계 전문가,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북미, 유럽, 호주 등 해외를 비롯해 국내 시장 전망을 살펴보고 향후 대응 방향을 보다 구체적으로 모색하는 자리로 꾸려졌다.
세션 진행에 앞서 마련된 기조연설에서는 이탈리아 계통운영자 테르나(Terna)의 CEO이자 세계 15대 전력 계통운영자 협의체인 GO15을 이끄는 스테파노 A. 돈나룸마(Stefano A. Donnarumma) 회장이 ‘송전계통운영자의 역할–에너지전환의 책임자’라는 주제로 화상 발표를 진행했다.
돈나룸마 회장은 “수요와 공급이 최소비용에 맞춰진 탈탄소화에 대한 전체적·통합적 접근법이 도입돼야 한다”며 “송전계통운영자의 활동과 책임의 핵심은 점차 상호연결되고 디지털화되는 송전계통을 통해 고품질의 안전한 전력 전달을 해내는 것이다. 동시에 재생 발전 및 유연성 자원을 에너지 시스템에 통합해 에너지전환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세션 1’에서는 ‘전력 안보를 위한 도매전력시장 및 전력망의 대응과 역할’을 주제로 발표 및 패널 토의가 진행됐다.
김형관 로런스 버클리 국립연구소연구원은 ‘급변하는 시장 가격과 하이브리드 전원구성’을 주제로 전원구성이 시장 가격에 미치는 역할에 대해 의견을 개진했다.
김승완 충남대학교 교수는 전력 안보를 위한 전력망 혁신 방안을 발표를 진행했으며, 신훈영 홍익대학교 교수는 에너지 믹스의 변화와 가격 급등으로 인해 촉발되는 전력시장의 진화에 대해 발표했다.
이어 열린 ‘세션 2’에서는 ‘발전 믹스와 에너지 공급망과 전력 안보와의 관계’를 주제로 발표 및 패널 토의가 마련됐다.
미카엘 브리어(Michael Brear) 멜버른대학교 교수는 호주의 넷제로(탄소중립) 정책의 전력 안보 현황과 추진 상황을 공유했으며, 박종배 건국대학교 교수는 에너지 안보를 고려하면서 안정적인 전원믹스를 구현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김진수 한양대학교 교수는 전력 안보를 위해 전력시장이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소개했다.
각 세션의 패널 토의는 김윤경 이화여자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패널로는 조영탁 한밭대학교 교수,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학장, 이유수 에너지경제연구원 본부장이 참여해 세션 발표자와 함께 토론을 진행했다.
정동희 전력거래소 이사장은 “전력산업은 탄소중립과 에너지 신산업 육성이라는 장기적인 정책과제에 더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라는 새로운 현안 과제를 안고 있다. 이에 전력거래소는 정부, 산업계, 학계 등과 협력해 에너지 공급망 위기에 적극 대처하는 한편, 정부 정책에 발맞춰 전력시장 체제를 혁신하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이번 콘퍼런스가 에너지 공급망 위기 시대를 돌파하기 위한 전력시장의 큰 방향을 찾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동희 이사장은 "전력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어 각계의 의견을 반영해 전력시장의 안정성을 확보할 예정으로 오늘 컨퍼런스를 통해 에너지안보, 전력안보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전문가들의 고견을 듣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호현 산업부 전력혁신정책관은 축사를 통해 "전력시장의 합리적 대안으로 요금현실화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