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고속도로와 철도 유휴부지를 활용해 태양광을 설치하면 서울 시민들이 사용하는 주택용 전력의 최대 45%를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서울은 전체 전력의 약 9%(2020년 기준)를 소비하는 에너지 다소비 지역이며, 서울시 주택용 전력 사용량은 서울시 전력사용량의 30%에 달한다.
녹색연합은 남해고속도로(목포-부산, 273.6km)와 경부-호남선 철도 (서울-목포, 418km) 양 구간을 표본으로 태양광 적지분석을 진행했다. 전체 경로에서 교량과 터널, 음영지를 제외하고 경사도를 고려하였다(분석방법 첨부1). 도출된 적지에 방음벽과 중앙분리대, 방음터널, 성토비탈면에 태양광을 설치했을때의 용량과 전력생산량을 도출했다.
도로/철도 유휴부지의 태양광 설비 잠재량을 분석, 제시한 이유는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과정에서 생태계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부지로 도로/ 철도 유휴부지를 주목했기 때문이다. 도로/ 철도 유휴부지를 활용한 재생에너지 설비는 부지 매입 비용 문제, 지역 주민들의 거부감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도시 수요의 에너지를 타 지역에서 생산하는 지역 간 에너지 불평등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유휴부지를 활용한 재생에너지는 에너지가 필요한 지역에서 에너지를 직접 생산하는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으로서 기능할 수 있다.
특히 매년 2만 마리의 새가 투명 방음벽에 부딪혀 죽는 상황에서 도로 유리방음벽에 태양광 시스템을 적용하면 소음을 방지하고 전력을 생산할 뿐만 아니라 새 충돌을 막을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녹색연합은 도로/ 철도 방음벽과 중앙분리대, 성토비탈면 유휴부지를 활용하는 것 외에도 방음터널, 고속도로 나들목, 폐도로, 폐선 구간, 주차장, 역사 등을 최대한 활용하면 제시된 잠재량보다 추가적인 발전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도로/ 철도 유휴부지의 활용가능성과 달리 재생에너지 설비 실태가 현격히 낮고 설비 계획 또한 미흡하다. 국토교통부는 319개소 고속도로 유휴부지를 활용하여 149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을 운영하고 있거나 건설하고 있다. 철도의 경우 2030년까지 456MW 태양광 설비 구축계획을 갖고 있으나, 철도의 연간 전력사용량이 2,412GWh(2020)인 점을 볼 때, 철도의 에너지자립을 위해서도 계획 대비 최소 5배의 설비가 필요하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한국에너지공단은 도로/철도 유휴부지(고속도로 잔여지, 폐도로, 고속도로 휴게소 지붕과 주차장, 철도 건물, 철도 유휴부지) 태양광 잠재량으로 975.45MW를 산정한 바 있다. 기후위기 시대 빠른 속도로 재생에너지를 확대해나가야 하는 시점에서 보다 공세적으로 도로, 철도 유휴부지를 개발하고 활용하여야 한다.
녹색연합은 보고서를 통해 도로와 철도 유휴부지를 활용한 태양광 사업이 부진한 이유는 별도의 제도적 제약이라기 보다 사업의 활성화를 촉진할 제도적 공백에 있었다며, 관계부처의 부지 활용 의지와 제도적 공백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새정부도 고속도로 잔여지와 경관과 수용성이 양호한 부지를 적극 활용한 태양광 설치를 확대할 계획으로 알려져있다. 녹색연합은 산지와 농지 중심의 재생에너지 설비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방지하고 재생에너지로 인한 낮은 주민 수용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도 도로와 철도 유휴부지와 같은 기 훼손지를 중심으로 한 재생에너지 설비 확대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