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전력연구원(원장 김태균)은 경주·포항 지진피해로 인해 전력설비에도 강화된 내진설계기준의 개발 필요성에 의해 '송배전설비 내진설계기준'개정을 위한 한국형 내진설계기술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한전은 국내 내진설계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2000년부터 전력설비의 내진설계기준을 수립하여 기술을 선도해왔다. 20여년 동안 이번이 세 번째 개정으로 대규모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기준을 수립했다. 특히 지진화산재해대책법의 적용을 받는 공공기관 중에서는 최상위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전국에 걸쳐 건설되어있는 송배전설비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전압 크기에 따라 내진성능을 분류함. 광역권에 해당하는 신설 765kV급 이상 송변전 설비는 지진규모 6.9에 견딜 수 있도록, 시도 단위에 해당하는 765kV급 미만 송변전 설비는 규모 6.6, 그 외 배전설비는 규모 6.3에 견딜 수 있도록 분류했다.
근래 발생한 지진의 특성을 살펴보면 포항지진은 규모 5.4, 경주지 진은 규모 5.8로 포항지진의 크기가 더 작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항지진이 인명피해는 4배 이상 더 많이 발생했다. 포항지진은 중· 저주파가 강한 지진의 특성으로 건물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많아 인명 피해가 많았다. 지진의 피해는 지진 자체만이 아닌 구조물의 주파수 대역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구조물의 동적인 특성인 고유 주파수, 감쇠비 등도 고려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전력연구원은 국내 최초로 40톤 이상의 변압기 실규모 실험을 수행해 지진특성과 설비특성을 모두 고려, 지진에 저항하는 설계 변수 개발 및 최적화에 성공했다. 해외 기준을 차용해오던 관행 에서 벗어나 국내 내진설계기술을 한 차원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력연구원 관계자는 “행안부, 산업부 등 정부와 협의를 통해 개정된 내진설계기준 강화에 따라 전력설비의 지진피해 예방 및 복구비용 절감을 통해 약 17억원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개정된 내진설계기준을 송배전설비에 적용함으로서 지진 피해를 최소화하여 전력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