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의 운행차 배출가스 저감 사업에 대한 실제 집행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수요현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실제 집행 가능한 물량을 기준으로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예산이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으로 제시됐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최근 발간한 2020회계년도 환경노동위원회 결산 분석에 따르면 2020년 운행차 배출가스 저감 내역사업 예산은 제3회 추가경정예산을 통한 감액분과 이・전용 등을 고려한 예산현액 5552억 3100만원 중 5552억 900만원이 사업시행주체인 지자체로 교부됐다.
지자체는 교부받은 예산 중 80.5%인 5146억 2000만원을 실집행하는 등 2019회계연도 실집행률 63.7%에 비해 집행 실적이 일부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운행차 배출가스 저감 사업의 세부유형별 실집행 실적을 살펴보면 PM-NOx 동시저감장치 부착 사업, 건설기계 저감장치(DPF) 부착 사업과 LPG 엔진개조 사업의 경우 제3회 추가경정예산에서 일부 예산을 감액했음에도 실집행률이 각각 60.4%, 9.8%, 48.0%로 나타나는 등 일부 내역사업의 실집행 부진이 발생했다.
특히 2020년 결산 기준 보급 계획물량 대비 실적을 확인한 결과 PM-NOx 동시저감장치 부착 사업은 추경감액분 및 전년도 이월물량을 포함한 전체 계획물량 1657대 중 823대(49.7%)가 지원됐다.
건설기계 저감장치(DPF) 부착 사업은 계획물량 84대 중 41대(48.8%), LPG 엔진개조 사업은 계획물량 83대 중 41대(49.4%)가 지원되는 등 실제 보급 실적 또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이 건설기계 저감장치(DPF) 부착 사업과 LPG 엔진개조 사업 등의 집행 부진이 발생한 사유를 살펴보면 먼저 LPG 엔진개조 사업의 경우 기존의 디젤 엔진을 LPG 엔진으로 변경할 경우 출력이 저하되는 점, 일반 주유소에 비해 LPG충전소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 등으로 인해 저공해조치 대상에 해당하는 노후경유차 소유자의 LPG 엔진개조 사업에 대한 신청유인이 부족한 것에 기인하는 것이란 분석이다.
건설기계 저감장치(DPF) 부착 사업의 경우 매연저감장치를 부착한 콘크리트믹서트럭(레미콘) 등 도로용 3종 노후 건설기계에서 백연이 배출되거나 출력이 저하되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전국레미콘운송총연합회 등 관련 업계의 지속적인 민원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2020년 4월부터 건설기계 저감장치(DPF) 부착 사업을 일시적으로 중단했으며, 사업 중단에 따른 불용예상액을 고려해 2020년 제3회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당초 본예산 계획물량 1800대의 대부분인 1755대를 감액 편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따른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노후경유차 조기폐차와 저감장치부착, 건설기계 엔진교체 및 저감 장치부착 사업 등 운행차 배출가스 저감 사업은 노후경유차 및 건설기계의 소유자의 수요를 전제로 예산 집행이 이루어지는 구조다.
환경부는 ‘운행차 배출가스 저감사업 보조금 업무처리지침’을 통해 지자체의 장으로 하여금 경유차 및 건설기계 등 사업 대상의 지역별 현황과 공급 가능물량 등을 충분히 파악한 후 보조사업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사업성 부족으로 인해 차량 소유자의 사업 참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거나, 저감장치 부착 후 발생하는 고장 문제로 인해 민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정확한 수요 예측이나 사업계획의 적정성 등에 대한 검토 없이 과도한 물량을 편성해 사업을 추진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예산이 비효율적으로 활용되고, 더 나아가 미세먼지 핵심 배출원인 이동오염원에 대한 저공해 조치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이 사업의 목적 달성에도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예산정책처의 판단이다.
따라서 환경부는 운행차 배출가스 저감 사업의 수요현황을 명확히 파악하고 실제로 집행 가능한 물량을 기준으로 예산을 편성함으로써 주어진 예산이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란 의견이다.
아울러 사업 신청유인이 부족하거나 사업성이 다소 떨어지는 사업을 조정하는 등 정책의 실효성을 제고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는 게 예산정책처의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