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산업의 현주소를 알 수 있는 제36회 한국원자력연차대회가 경주에서 화려하게 개최됐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도 불구하고 원자력산업계는 전력산업의 꽃이라는 자부심으로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는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정재훈 회장(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원자력의 안전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원자력안전은 국민과의 약속이며 안전만이 원자력산업이 살아나갈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원전 안전 운영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는 우리의 사명"이라며 "절차서 표준화와 인적실수 예방 등 운영 전반의 개선을 통해 안전성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설비관리 프로세스를 내실화함으로써 기술현안을 근원적으로 해소하는 노력도 필요하고 기본과 원칙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안전에 대해서 자유롭게 문제 제기하는 문화를 확립한다"고
원자력산업의 신성장동력 창출에도 역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세계 원자력계가 소형원전에 주목하고 있으며 국내 원자력계도 혁신형 SMR 기술개발 사업화 로드맵을 조속히 정립하고, 소형 원전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하겠다"고 말하고 "핵융합로인 ITER과 방사선 분야 등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해체 단계적 사업화를 통해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해체 생태계를 육성해 나가겠다는 의지다.
"원전 수출 대상 국가별 맞춤형 수주 활동도 해야 하겠습니다. 이집트와 루마니아는 가시적 성과 창출에 전력하고, 체코는 다양한 방법으로 성공적인 수주를 위해서 정부와 함께 총력을 결집해야 할 것입니다."
과기정통부 용홍택 제1차관은 이날 연차대회 기념식에 참석해 원자력기술과 국제협력 분야 유공자 17명에 대한 장관표창을 수여하고, 행사 개최를 축하했다.
용홍택 차관은 축사를 통해, “정부는 안전·미래시장·융합·소통을 향후 원자력 정책의 주요 추진 방향으로 설정하고, 축적된 기술역량을 기반으로 세계를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투자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며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가교로서의 원자력, 안전하고 신뢰받는 원자력이 될 수 있도록 각 계의 전문가분들이 힘을 모아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이철우 경상북도지사는 “경주에서 2021 원자력연차대회를 개최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축사를 시작했다. 이어 “경상북도는 혁신원자력연구단지, 원전 설계를 담당하는 한국전력기술, 원전 건설 및 운영을 담당하는 한국수력원자력, 방사성폐기물처리장 등 모든 주기를 가지고 있다”며 “원자력의 성지인 경상북도에서 최고기술을 가진 원자력의 세계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호진 경주시 부시장은 “대한민국 원자력산업의 메카 경주에 온 것을 환영”한다며 환영사를 시작했다. 이어 “경주시는 원자력 전생애 사이클의 핵심 시설 및 인프라를 갖춘 지역으로서 전 세계 에너지산업과 그린뉴딜에 기여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인식하고 있다”며 “경주시에서 원자력의 혁신과 경상북도 차원의 국가 대표 그린뉴딜 전략 설계에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다짐”한다고 말했다.
개회식 이후 기조강연자로 나선 유영숙 기후변화센터 이사장은 전 세계가 기후위기, COVID-19, 경기침체 등 다중위기를 겪는 상황을 설명하면서 “전 세계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탄소중립을 필두로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을 채택해야 한다”며 원자력계를 포함한 전체 과학기술 연구자, 정책입안자 및 시민사회 간의 협력과 정보 공유가 탄소중립 달성에 필요함을 강조했다.
기념식 이후에는 ▲ 유영숙 기후변화센터 이사장, ▲ Ali Al Hammadi 나와에너지 사장, ▲ Michal Wierzchowski 폴란드 에너지·인프라 특임장관실 부국장의 기조강연이 이어졌다.
에너지산업전은 원전 설계·안전·기자재, 연료, 해체, 방폐물 처리, 방사선 의료 등 원자력 전 분야에 걸쳐 한국수력원자력, 한전KPS, 한국원자력연구원, 두산중공업,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웨스팅하우스, 프라마톰, 오라노 등 국내외 35개사가 70여개의 부스를 열고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선보였다.
원력연차대회는 11일부터 12일까지 원자력산업전을 비롯해 한수원 동반성장 설명회, 세션별 전문가 주제발표와 토론회가 열렸다.
한편 이번 행사에는 용홍택 과기정통부 차관, 이철우 경상북도지사, 김호진 경주시 부시장, 이점식 포항테크노파크 원장, 유영숙 기후변화센터 이사장, 차성수 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 이재주 한국원자력학회 회장 등이 주요 내빈으로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