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의 감산 합의 기대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국제유가가 6일로 예정된 OPEC+ 긴급회의가 연기되면서 다시 안갯속으로 들어갔다.
지난 3일 국제유가는 OPEC+ 긴급회의 개최 예정 및 산유국 감산 합의 기대 등으로 상승했다. 브렌트유는 전일대비 배럴당 4.17 달러 오른 34.11 달러, WTI는 3.02 달러 올라간 28.34 달러, 두바이유는 2.96 달러 상승한 24.51 달러에 마감됐다.
하지만 OPEC+ 긴급회의가 연기되면서 원유 생산량 감소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5일 국제유가는 WTI는 9.2% 하락한 25.72 달러, 브렌트유는 8.7% 떨어진 31.15 달러에 거래됐다.
러시아와 사우디가 지난달 OPEC+ 감산 합의 실패 책임 소재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면서 OPEC+ 긴급회의는 연기됐고 유가는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일 미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사우디와 러시아가 감산 합의에 나설 것이란 발언 이후 사우디는 OPEC+ 긴급회의 개최를 요청했고 아제르바이잔 에너지부 등에 따르면 회의가 6월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OPEC과 러시아는 미국도 감산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고 발언했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자국 주요 석유회사와의 회의에서 “러시아는 OPEC, 미국과 감산에 나설 준비가 됐으며 1000만b/d 감산이 논의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캐나다는 감산 참여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멕시코 에너지부장관은 감산 계획이 없다고 밝혔고 노르웨이는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산유국의 감산 합의에도 석유시장의 공급과잉을 해소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비롤 IEA 사무총장은 “OPEC+가 1000만b/d 감산 합의에 도달한다하더라도 세계 석유 재고가 2분기에 1500만 b/d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탠다드 차더드는 감산 합의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이며 당장 감산에 합의하더라도 5월 중 가용 저장시설이 소진될 것으로 분석했다.
모건스탠리는 미국을 포함한 OPEC+의 감산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단기적인 공급 과잉을 조정하는 데에 실패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