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몇해 전부터 백열전구의 생산과 수입이 전면 금지되었다. 백열전구는 지난 130년간 우리 인류의 삶을 개선한 고마운 존재였지만 아쉽게도 대표적인 저효율 제품이었다. 이 전구는 전력 사용량 중에서 5%만 빛을 내는데 사용하고 나머지 95%는 열로 낭비한다.
하늘의 불을 훔쳐 인류에게 준 벌로 바위에 묶여 독수리한테 간을 먹혔다고 전하는 그리스 신화의 ‘프로메테우스(Prometheus)의 불’ 이후 백열전구는 인류가 발견한 두 번째의 위대한 불이다.
전구는 1879년 미국의 발명가 에디슨(Thomas A. Edison:1847~1931)에 의해서 발명된 것이지만, 1887년에 영국인 조지프 윌슨 스완(J.W.Swan)이 에디슨과 동일한 전구를 처음으로 발명하였다. 이 2개의 발명은 전혀 별개로 추진된 연구에 의한 것이었다.
기록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는 1887년 3월 6일 저녁에 서울 경복궁 내 건청궁에서 백열전구를 최초로 사용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당시 자꾸 꺼지고 따라서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이 꼭 건달 같다고 해서 ‘건달불’이라고 불렀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금년부터는 백열전구는 아깝게도 영원히 퇴출되어 사용하지 못하고, 수명이 길고 효율이 좋은 조명기기로 대체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발광소자(LED:Light Emitting Diode)조명이다. 빛을 내는 반도체(Diode)라는 뜻으로 보통 ‘발광다이오드’라고도 칭한다. 1962년 미국 제너럴일렉트로닉스(GE)에서 연구원으로 근무 중이던 홀로니악이 발명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발광다이오드는 전류를 흘리면 발광(發光)하는 다이오드를 말한다. 전류를 흘려서 반도체의 pn 접합면에 소수 캐리어(carrier)를 주입시키면 전자가 보다 높은 에너지 레벨로 여기(勵起)하고, 그 후 다시 안정된 상태로 되돌아 올 때 가지고 있던 에너지가 빛의 파장대를 가진 전자파로 되어서 발사되는 것이다.
이것은 발광소자로서 널리 이용되며 보통 2V, 10mA 정도로 동작한다. 발광 색으로는 적(赤)·녹(綠)·황(黃)의 것이 있으나 최근에는 청색이나 적외선, 레이저광을 발광하는 것도 만들어 지고 있다. 또 장수명, 소형이며 경량이기 때문에 광경합 소자, 광통신 장치 외에 각종 표시 장치와 근래에 와서는 전반적인 조명기구에 사용되고 있다.
LED조명의 가장 큰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전기에너지의 90% 이상을 빛에너지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수명은 장수명(長壽命)으로 대개 2만 5천 시간으로 경제성이 월등히 높다. 형광등의 1만 시간과 백열등의 1천 시간에 비교하면 긴 시간으로 거의 반영구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외에 백열등이나 형광등에 있는 수은이나 납과 같은 유해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친환경 제품으로 높이 평가되어 일반대중에게 환영받고 있다.
우리는 여름이나 겨울철이 되면 의례 뉴스에서 전력위기라는 끔찍한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조명부분은 우리나라 전체 전력의 19%를 넘게 차지하고 있어 거의 20%에 육박하는 현실이다. 그래서 조명의 효율을 조금이라도 높인다면 국가적으로 상당한 전기가 절약된다.
하지만 LED 조명의 단점은 일반대중이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값이 비싸다는 것이다. 현재 백열전구나 형광등에 비해 10배 이상, 3배 정도 각각 비싸다.
그러나 소비자측면에서 구매비용과 소비전력량, 수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면 백열전구와 대비해서 LED 램프를 사용하는 것이 거의 80%의 비용이 절약된다. 형광등에 비해서는 60% 이상의 비용이 절약 된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2018년까지 모든 공공조명을 LED로 바꾸려는 것이 정부의 확고부동한 계획이다. 또 기초생활수급자·노약자·장애인과 같은 사회의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현존하는 백열등과 형광등을 LED조명으로 교체해주는 사업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교에서도 대학교 내 건물조명을 LED로 교체하는 등 민간부문에서도 LED 조명 보급과 확산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백열전구의 퇴출과 고효율 조명기기로의 전환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로 진입했다. 지난 2007년 주요 8개국 정상회담에서는 효율이 낮아서 불경제적(不經濟的)인 백열전구의 퇴출 권고를 결의했다. 미국·일본·호주·EU 등의 국가들은 백열전구를 단계적으로 퇴출하고 있다. 대신에 LED 조명을 적극적으로 보급하는데 힘쓰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의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