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전기전문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전기연구원(이하 KERI, 원장 최규하) RSS센터가 개발한 ‘췌장암 표적치료용 형광복강경 및 광역학 기술’이 ‘2018년 출연(연) 10대 우수 연구 성과’에 선정됐다.
해당 성과는 고출력 LED 광원과 반도체 레이저를 이용해 빛으로 암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표적 치료할 수 있는 차세대 암 치료 기술이다.
췌장암은 조기진단이 어렵고, 발견되더라도 70~80%는 수술이 불가능한 상태로 5년 생존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치명적인 암이다.
이에 빛과 약제의 반응을 이용하는 광역학 치료기술이 의료계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광역학 기술은 정상세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고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골라 죽이는 치료법으로, 기존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에게도 시행 가능한 획기적인 기술이다.
그러나 기존 내시경으로는 췌장암이나 담도암에 위치적으로 접근이 어려울 뿐더러 광역학 치료 시에도 진행사항을 관찰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KERI가 이러한 의료계 현장 수요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개발한 성과는 ▲복강경용 고출력 LED 의료광원기술 및 형광 검출 기술(암 진단)과 ▲광역학 치료용 반도체 레이저 기술(암 치료)을 기반으로 하는 ‘형광복강경시스템’이다.
즉 복강경을 기반으로 췌장암의 광역학 치료를 할 수 있는 차세대 진단-치료 융·복합 의료기술이다.
이번 기술은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광민감제’가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축적되는 특성을 이용한다. 암 조직의 신생혈관이 느슨한 혈관 상피세포 간극을 가지고 림프조직도 덜 형성되기 때문에, 인체 내에 주사된 광민감제가 정상세포보다 암세포에 축적된다.
여기에 레이저광을 조사하면 광민감제가 빛에 반응해 형광을 발하고, 독성을 갖는 활성산소를 발생시켜 신체의 다른 장기에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파괴 및 치료한다.
즉 암을 정확하게 보면서 필요 부위만 선택적으로 치료하는 ‘See and Treat’ 방법으로, 진단과 치료가 융·복합된 새로운 개념의 의료기술인 것이다.
또한 수술 시 복강경을 이용해 환부 절개를 최소화하면서도 암을 표적 지향적으로 치료하기 때문에 배를 가르는 개복수술에 비해 합병증의 위험 및 통증이 적어 환자의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KERI는 관련성과를 국내 제약기업에 기술이전하고, 의료기기의 제품화 및 인증을 지원하는 등 이전기업의 의료기기 사업화 기반도 마련했다.
그동안 수입에 의존했던 첨단 의료기기에 대한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광민감제 약제와 의료기기 융합기술 시너지 효과에 의한 암 치료 신 시장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KERI RSS센터 배수진 책임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차세대 의료개념인 ‘See-and-Treat’ 기술을 구현한 것으로, 의료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이라 밝히며 “발병 후 생존율이 극히 낮은 췌장암과 담도암 등 복강경으로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의료분야에서 정확한 암 진단과 선택적 치료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기술 개발로 KERI는 2014년 ‘펨토초 레이저 기술’, 2015년 ‘고효율 신소재 탄화규소(SiC) 전력반도체 기술’, 2016년 ‘고출력 전자기펄스(HPEMP) 보호용 핵심소자 기술’, 2017년 ‘유방암 조기 진단 기술’에 이어 5년 연속 출연(연) 10대 우수 연구 성과에 이름을 올리면서 과학기술계 대표 출연(연)으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됐다.
한편 출연(연) 10대 우수 연구성과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관 25개 출연(연)이 2018년 수행한 주요 연구과제 중, 선정위원회의 심사기준에 따라 과학적·기술적·경제적·사회적 큰 가치를 창출한 성과를 대상으로 주어진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1976년 국가공인시험기관으로서 첫 출발한 이후 2017년 기관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획득하는 등 최고 수준의 전기전문연구기관이자 과학기술계 대표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성장했다. 현재 경남 창원에 소재한 본원 외에 2개의 분원(안산, 의왕)이 있으며, 전체 직원수는 600여명에 달한다.
KERI는 실현 가능하면서도 대규모 파급효과가 기대되는 연구 과제를 집중 선정하여 국가사회에 기여하는 대형 성과창출을 위해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중심 연구 분야는 전력망 및 신재생에너지, 초고압직류송전(HVDC), 전기 물리 연구 및 산업응용 기술, 나노신소재 및 배터리, 전기기술 기반 융합형 의료기기 등이다.
그동안 ▲765kV 초고압 전력설비 국산화 ▲차세대 전력계통운영시스템(EMS) ▲원전 계측제어시스템(I&C) ▲한국형 배전자동화(KODAS) 기술 ▲펨토초 레이저 광원 기술 ▲고출력 EMP 보호용 핵심소자 기술 ▲전기차용 탄화규소(SiC) 전력반도체 기술 ▲고압직류송전(HVDC)용 직류차단기 기술 등 공공의 이익과 관련된 분야에서 선진국들과 경쟁이 가능하고 업계가 주목하는 대형 원천기술들을 확보하는 한편, 산업계 기술이전을 통해 국가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KERI는 또한 전력기기에 대한 국가공인시험인증기관이자 세계 3대 국제공인시험인증기관으로서 세계적 경쟁력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다.
2011년 ‘세계단락시험협의체(STL)’ 정회원 자격을 획득했으며, 세계 최고 수준 설비와 전문 인력을 바탕으로 KERI의 시험성적서가 전 세계 시장에서 통용되게 함으로써 국내 중전기기업체의 해외시장 개척에 기여하고 있다.
2016년 중전기기산업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4000MVA 대전력설비 증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으로써 국내 중전기기업체들의 시험과 관련한 애로사항을 상당부분 해소했으며, 현재 보다 질 높은 시험인증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통합시험운영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2025년까지는 광주, 나주지역 등으로 시험 인프라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며, 이를 통해 세계 최고의 시험인증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해간다는 목표다.
KERI는 향후 신기후 체제, 4차 산업혁명 등 관련 유망 융합 분야를 발굴하고, 모든 일상에서 전기가 중심이 되는 '전기화(電氣化, electrification)'에 따른 대응환경을 구축하는 등 미래를 선도하는 기술개발에 주력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2018년 4월 최규하 박사가 제13대 원장으로 취임한 것으로 계기로 국민과 함께하는 출연연구기관으로서의 공적 역할과 미래 핵심가치를 선도하는 세계 최고 전문연구기관 ‘Glocal(Global+Local) KERI’로서의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